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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에 우럭 죽는데도 어민들이 포기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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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가두리양식서 물고기 560만 마리 떼죽음
전남지역 우럭 양식장 328곳 주 154곳이 여수, 피해 집중
한대성 어종 대체할 품종 연구됐지만 현장 반영 어려워
어민들 "고수온 내성 품종, 종자 기술력 부족 생산성 떨어져"

물고기 폐사체가 수거된 모습. 전남도 제공물고기 폐사체가 수거된 모습. 전남도 제공
고수온 영향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집단 폐사가 잇따르면서 전남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양식 어종 전환 등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어민들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9일 전라남도와 여수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을 시작으로 전남 전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이후 여수와 완도 해역 130여 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 넙치, 조기 등 563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전체 폐사 물고기 중 90% 이상인 520만 마리 가량이 여수지역 어가 100여 곳에서 접수됐으며 총 피해액만 86억 원에 달한다.
 
폐사한 물고기는 대부분 한대성 어종인 우럭으로, 고수온에 취약해 수온이 26도 이상되면 폐사가 진행된다.
 
여수시 돌산읍 일대 가두리양식장. 유대용 기자여수시 돌산읍 일대 가두리양식장. 유대용 기자
특히 우럭 양식의 경우 전남 전체 328개 어가 중 154개 어가가 여수에 몰려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여수에서는 고수온·적조의 영향으로 2019년 어류 10어가·31만 2천 마리(5억 4400만 원), 2021년 새고막 56어가·1187t(29억 3700만 원), 어류 36어가·79만 마리(9억 4800만 원)가 집단폐사했으며 2021년에도 해수온이 28도를 넘으면서 수십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매년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양식 어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와 지속적인 수온 상승에 대응해 고수온 내성 품종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은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물고기 폐사에 대응해 2016년부터 대체어종으로 아열대성 교잡바리류의 종자생산과 양식기술·방법 등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거문도해역에서 안정적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장간담회 등을 열고 교잡바리류 양성매뉴얼을 제작·배포하기도 했지만 지역 어민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가두리양식 어민들이 면적 대비 생산량 조절이 쉬운 우럭 양식에 절반이 넘는 비중을 두고 있어 한꺼번에 대체하기 어려운데다 월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여수 돌산읍에서 가두리양식을 하는 박평운씨는 "대부분 어민들이 우럭에 60~70%의 비중을 두고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한다. 질병에 강하고 면적 대비 생산량 조절이 쉽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력 어종을 바꾼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어종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술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연합회 우성주 회장은 "고수온 내성 품종으로 양식 어종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아직 기술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고수온 내성 품종을 다뤄보니 해역을 바꿔가며 월동에는 성공했지만 기형어 등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우 회장은 이어 "종자 기술이 좋아야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지금으로썬 종자 기술부터가 문제다"며 "이밖에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출하량이 많아졌을 때 소비자들이 (우럭과 달리) 생소한 어종을 충분히 소비할 지도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여수시 돌산읍 일대 한 가두리양식장에 우럭이 집단폐사한 모습. 독자 제공여수시 돌산읍 일대 한 가두리양식장에 우럭이 집단폐사한 모습.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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