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한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는 서양에서 유래한 진수 의식도 펼쳐졌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매체들이 8일 보도한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최선희 외무상이 반투명 흰색 보자기에 담아 붉은 색과 파란 색 리본으로 묶은 병을 잠수함 선체에 부딪쳐 깨트리는 장면이 나온다.
첫 항해에 나서는 선박의 안전항해를 기원하는 '진수병' 깨트리기 의식인 것이다. 보자기 속의 병이 깨지면서 흰색 거품이 흘러내린 것을 감안할 때 샴페인 병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김명식 해군사령관 등 주요 간부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며 일제히 박수를 쳤다.
최 외무상은 이후 깨진 병이 담긴 보자기를 들고 김 위원장 옆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서양에서 함정 진수 의례는 통상적으로 선주의 부인이 맡는다. 여성이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처럼 함정에 연결된 줄을 도끼로 절단하고 병을 선체에 부딪쳐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것이다. 국가적인 규모의 함정 진수식은 아무래도 영부인이 진수 의식을 주도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런데 북한의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진수식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 리설주, 또는 딸 김주애가 아니라 최선희 외무상이 '진수병' 깨트리기 의식을 진행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생소했을 이 의식을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최 외무상을 통한 외교적인 메시지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선희 외무상을 내세운 데는 전술핵공격잠수함의 진수식이라는 점에서 강한 대미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최선희 외무상을 특별히 내세운 것은 핵을 바다에 까지 전개한 '완성된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국들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본격적인 외교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