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3'이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막을 올린다. 윤준호 기자세계 3대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3'이 독일 뮌헨에서 막을 올린다.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한데 모여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인다. 자율주행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를 먹거리로 삼은 반도체·전장 업체도 참가한다. 2년 만에 돌아온 열띤 각축장에 현지 열기는 이미 뜨겁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IAA 모빌리티 2023'을 공식 개막한다. IAA 모빌리티는 유럽 최대 모터쇼로 70년 역사를 자랑한다. 그간 홀수 해마다 독일 프랑크푸루트에서 열리다가 2년 전인 2021년부터 뮌헨으로 자리를 옮겼다. 명칭도 모빌리티로 바꾸면서 자동차라는 울타리를 허물고 이동수단 자체로 영역을 확장했다.
IAA 모빌리티에 마련된 BYD 부스. 윤준호 기자
올해 IAA 모빌리티에 참가하는 업체는 600여개로 직전 때보다 그 수가 대폭 늘었다. 참가국도 중국을 포함해 미국, 한국, 프랑스 등 외국 업체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높아졌다. VDA에 따르면 2년 전 33%였던 외국 업체 비중은 올해 행사에서 17%포인트 상승한 50%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업체 수가 2배 이상 많아졌다.
이번 'IAA 모빌리티 2023'의 슬로건은 '연결된 모빌리티를 체험하라'(Experience Connected Mobility)다. 힐데가르트 뮐러 VDA 회장은 "올해 IAA는 미래 모빌리티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줄 것"이라며 "자동차 등 특정 교통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를 서로 연결하고 사람을 중심에 두는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취지로,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반도체·전장 업체들도 IAA 모빌리티에 대거 참가한 배경이다.
BMW 더 뉴 i7. 윤준호 기자신기술의 향연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관전 포인트는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을 자랑하는 독일 업체들과 신흥 강자인 중국 업체의 맞대결이다. 먼저 안방인 뮌헨에서 IAA 모빌리티를 맞이하는 BMW는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을 압축한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대중에 공개한다. 이로써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과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기술, 나아가 완전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달려가는 BMW의 혁신 동력을 자랑한다는 구상이다.
BMW 콘셉트카 노이어 클라쎄. 윤준호 기자올리버 집세 BMW 그룹 회장은 "노이어 클라쎄는 BMW 그룹의 기술력을 결합한 결과물"이라며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BMW 모델이다.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BMW는 역사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랭크 웨버 BMW 그룹 개발 총괄 보드 멤버는 "BMW 그룹은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역사상 가장 큰 투자를 시작했다"며 "단순히 BMW의 다음 페이지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IAA 모빌리티에 마련된 벤츠 부스. 윤준호 기자벤츠도 추후 자사 고성능 전기차의 표준이 될 콘셉트카인 '비전 EQXX'를 이번에 처음 공개한다. 모듈형 아키텍처 플랫폼 기반의 첫 콤팩트 순수 전기차 'CLA 클래스' 콘셉트카도 내놓는다. 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모델 'ID.2'부터 'ID.7'와 'ID.버즈' 등을 선보이고, 아우디는 순수 전기차 'Q6 e-트론'의 내부 디자인에 이어 프로토타입을 전시한다.
원정 경기에 대거 뛰어든 중국도 전기차를 앞세워 공격적인 홍보에 나선다. 중국 선두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대형 전기 세단 '실'(SEAL)의 SUV 모델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든 고급 브랜드 '덴자'를 소개한다.
중국 비야디 전기 SUV 씰유. 윤준호 기자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MG는 'MG4 X파워'와 '마벨R', '사이버스터' 등 3개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다. 이밖에 폭스바겐과 전기차를 공동 출시할 계획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을 포함해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업체 '지리'(Geely) 등 40여개 중국 업체가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한다.
한편 국내 기업으로서는 현대자동차가 처음 불참한 가운데 삼성과 LG가 첫 출사표를 던지며 그 공백을 메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자율주행·중앙 집중형 컴퓨팅·사물통신(V2X) 등 3가지 주제로 자동차 메모리 기술을 소개한다. 삼성SDI는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를 전시한다.
LG전자는 부스를 꾸리지는 않았지만, 스폰서 자격으로 IAA에 참가한다. 공식 개막 전날 언론을 상대로 진행된 미디어 데이에는 조주완 사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전장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 여정에 업계 리더들이 동참해 성장 가능성을 함께 높여가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