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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퇴직 사유 2위가 정신질환, 일본 '괴물 부모'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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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학부모' 일본에선 90년대부터 논란
악성 민원 사례 활용한 드라마까지 나와
일본의 교사 퇴직 사유, 2위가 '정신질환'
학교·교사 불신하는 고학력 학부모 많아져
한일 모두 공교육의 역할 상실이 근본문제
부모 '괴물 취급'은 오답, 대응 시스템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민하 시사평론가
 
◇ 채선아> 우리보다 한발 앞서 여러 사회문제를 겪은 일본이라는 오답노트를 들춰보는 시간, 김민하 시사평론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안녕하세요.
   
◇ 채선아> 네. 최근 교사들의 집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교사들이 학부모의 악성 민원 때문에 병들어 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게 일본에서도 있었던 일이고 일본에서는 '몬스터 페어런트'. 그러니까 '괴물 학부모' 이런 용어까지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 김민하> 일본에서 극성 학부모들에 대한 지적은 1990년대에 지속적으로 나온 문제 제기입니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자기 자식에 대한 특별 대우를 요구하거나 또는 별일이 아닌 사건, 혹은 교사가 훈육 차원에서 뭔가를 했는데 이걸 꼬투리 잡아서 교사한테 해결 불가능한 민원을 제기한다든지 이런 일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가 있는 상황인데 이런 학부모들을 이제 '몬스터 페어런트' 이렇게 부르는 겁니다. 번역하면 '괴물 부모'죠.
   
구체적인 내용이 보도된 걸 보면 황당한 얘기가 많이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을 좀 더 미인으로 바꿔달라" 이런 것도 있었고 "초등학교가 의무교육인데 내가 급식비를 왜 내야 되느냐, 급식비 안 내겠다." 이렇게 주장한 사례도 있고요. 그리고 "학교의 경비원 태도가 불쾌하다." 문제 제기한 사람도 있고 이건 뭐 근거가 있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고 근거가 없는 거죠. 그리고 "우리 아이가 자격증 시험 날짜가 언제니까 이 일자는 피해서 학교 행사 일정을 잡아달라" 이런 걸 요구하고 그다음에 "학교에서 다쳤는데 다리가 아파서 통학을 할 수가 없으니 택시비를 학교에서 지급을 해달라" 요구 등등 말하면 끝이 없습니다.

◇ 채선아> 이게 지금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거죠?

◆ 김민하> 그렇죠.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일본 언론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 보도를 하는데 2007년부터 굉장히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됐고 2008년에 후지TV가 '몬스터 페어런트'라는 이름의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개념이 대중화되는 계기가 된 건데요. 이 드라마 내용은 우수한 변호사가 지자체 교육위원회 일을 맡게 되면서 악성 민원에 대응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강력한 악성 민원이 나오는데, 이 드라마에 나온 사례들은 실제 현장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각색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드라마로까지 만들었겠느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도 참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얘기라는 거죠.


◇ 채선아> 각색만 좀 빼면 거의 다큐네요. 일본의 교사들도 굉장히 힘든가 봐요.

◆ 김민하> 우리나라도 교사들이 힘들어서 이제는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에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한 공립학교 교사 숫자를 보니까 5,897명이었다는 겁니다. 2020년 조사에서는 임용된 지 1년 안에 퇴직한 신임 교사가 1999년 이후 최다였다는 이 기록이 나왔는데 퇴직자가 든 사유 중에 2위가 정신질환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퇴직 사유가 2등이 정신질환이긴 어렵잖아요. 교사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가 있어서 정신질환이 2등이 됐다고 보면 그 이유가 뭘까, 이런 악성 민원 때문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다음에 도쿄 도의 임용시험 경쟁률이 2018년에 4.4 대 1에서 올해 2.1 대 1로 하락했다. 그러니까 더 많은 젊은이들이 교사가 되는 꿈을 꾸지 않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일보가 지난 3월에 보도한 바를 보면 이렇게 교사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교단에 남아 있는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그러니까 더 많은 교사들이 또 학교를 떠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어서 이것도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사가 수업에 더해서 방과 후 동아리 활동까지 책임을 져야 되고 여기에 악성 민원까지 챙기다 보니까 학교가 이른바 블랙 직장의 대명사가 돼버렸다는 거죠.


◇ 채선아> 후배도 안 들어오고.

◆ 김민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거든요. 지금 마찬가지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인데 이렇다고 해서 또 부족한 교사를 충원하기 위해서 기준을 확 낮춰서 아무나 교사를 하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이 악순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서 공교육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본과 한국에서 똑같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 채선아>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어떻게 분석했나요?

◆ 김민하> 전문가들이 분석해 놓은 걸 보면 여러 가지 얘기를 해요. 예를 들면 '몬스터 페어런트'에 해당하는 특정 세대가 있다. 그런데 이 세대가 특별히 학교 교육에 불신을 갖고 있는 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세대가 겪은 학교의 모습이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학교인데 교내 폭력이 또 빈번했고 그걸 교사들이 권위주의로 억누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가 돼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도 있었고요.

◇ 채선아> 학교 다닐 때 좀 많이 맞았던 세대다?

◆ 김민하> 그렇죠. 그리고 학교라는 데가 굉장히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했던 세대가 있다는 지적인 거고 그다음에 학교 교육을 하나의 서비스 상품으로 인식하는 세태가 커졌기 때문에 이런 영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요. 버블 경제가 무너진 이후에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에 그게 반영된 어떤 하나의 사회상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여러 얘기가 다 맞기도 하고 조금씩은 틀리기도 하겠죠. 그런 점을 고려해보면 결국 공교육이 지금 이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일본 사회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 채선아> 예전에는 그래도 공교육의 역할이 좀 분명했던 것 같거든요.

◆ 김민하> 전통적으로 보면 공교육은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첫 번째로 지식을 전수해줬습니다. 그다음에는 사회화, 그러니까 우리가 학교를 안 다녔으면 그 나이에 사회가 어떤 곳인지를 경험해 보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 학교라는 집단에 소속돼 있어서 학교를 매일 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우리는 사회화됐던 거거든요.
   
또 세 번째로 국가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부정적인 얘기라고 해석하실 수 있는데 가치중립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국민 국가에서는 어떤 기관이든지 우리가 하나의 나라라는 거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어떤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게 사실 교육에서 많이 이루어진 거거든요. 우리가 고구려, 백제, 신라가 과거의 삼국시대. 오래전 일인데 그걸 아직까지도 우리의 역사라고 인식하는, 거기서부터 이어진 하나의 민족이라고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학교를 다녀서 거기서 배운 거잖아요. 
   
◇ 채선아> 교육을 받은 거죠.
   
◆ 김민하> 이게 사실 또 악용되는 측면들도 있는데 그 얘기는 잠시 후에 짚어보고, 이런 공교육의 역할이 흔들리게 된 계기가 뭐냐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일본도 우리하고 마찬가지로 농경 중심 사회에서 전쟁의 가해자 역할을 하고 나서 고도 성장기로 급격히 전환하는 모습을 빚었거든요. 저는 이런 걸 이제 좀 생동감 있게 본 게 드라마 <관료들의 여름>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 채선아> 일본 드라마인가요?

◆ 김민하> 이게 좀 우익 드라마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게 일본에 굉장히 의욕이 넘치는 관료들이 전후에 무너진 이러한 일본 경제를 10년, 20년 만에 다시 일으켜 세웠고 그게 일본이 잘나가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인데 이 드라마가 시작할 때 나오는 내레이션이 있습니다. "전후 폐허가 됐던 일본의 국토를 단 15년 만에 다시 재건한 남자들의 뜨거운 얘기가 있습니다." 황당한데 얘기를 잘 듣다 보면 학교에서 우리도 많이 배웠던 얘기입니다.
   
한국도 6.25 전쟁 이후에 무너졌던 국토라든가 산업 체계를 다시 누군가가 일으켜 세우고 그러한 역할을 한 결과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일본하고 경우는 다르지만 그 당시에만 해도 우리나라도 가난한 농업사회에서 막 산업사회로 넘어오는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 전반 학력과 소득 수준이 좀 낮은 거예요. 엘리트 관료들을 제외하면. 그러면 이런 사회에서는 교사는 어떤 존재냐 하면은 동네에서 제일 많이 배운 사람이거든요.

◇ 채선아> 그 동네의 브레인이었죠.

◆ 김민하> 그리고 이 아이들이 산업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지식을 공급해 주는 존재입니다. 부모님들은 농경사회에 익숙해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지식을 공급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 선생님들이 막 대접을 해주고 우리도 옛날에 농촌 풍경 같으면 선생님한테 너무 잘해주고 선생님 막 떠받들잖아요.

◇ 채선아> 옥수수 농사짓는 집은 옥수수 가져다드리고 이런 걸 하죠.
 
◆ 김민하> 교사가 그런 존재였고 이게 좀 심해지다 보니까 촌지도 주고 비리로도 연결되는데 일본의 경우엔 '교육 마마', '교육 파파' 이런 개념도 당시에 등장합니다. 아이가 좀 많이 배워서 학벌을 취득해서 산업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 뭐든지 노력을 하고 자신의 모든 거를 바치고 또 엄하게 키우고자 하는 부모를 비꼬는 그런 말로 등장한 게 '교육 마마', '교육 파파'였는데 이게 또 산업사회로 들어오면서 바뀐 어떤 하나의 모습이 '몬스터 페어런트'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다.

◇ 채선아> 그런데 시대가 변했잖아요.

◆ 김민하> 그렇죠. 시대가 완전히 변해버린 게 일단 산업이 고도화됐습니다. 산업이 고도화된다는 거는 농업사회가 산업사회가 되고 첨단 산업으로 계속 넘어가는 과정이 이루어지고 그 첨단 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노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특별한 지식, 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교사와 학부모 간의 지식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학부모들이 하게 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앞서 공교육이 했던 지식의 전수라는 역할이 축소되는 과정이 나오는 거고 더군다나 공교육이라는 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아예 공교육에서 커버할 수 없는 그러한 수준의 지식수준까지도 갖춰야 사실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요를 공교육이 충족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식의 전수라는 측면에서는 교사의 권위가 사실 추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일본에서도 얘기 나왔던 거고요.
   
그리고 공교육의 역할 중에 사회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본 사회에서는 경쟁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탈선한 게 굉장히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폭주족이라든가 학교 폭력이라든가 이런 게 많이 얘기가 되잖아요. 이런 학생들을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제압하고 통제해야 되니까 교사도 권위와 폭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면서 사회화 역시도 이전 같은 의미는 잃어버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죠.

◇ 채선아> 아까 말씀하신 그 공교육의 전통적인 역할이 지금 다 깨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럼 다시 공교육의 역할을 찾아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

◆ 김민하> 그렇죠. 다시 공교육의 역할을 찾아야 되는데 시행착오가 좀 있었습니다. 근데 앞서 말씀드린 교사의 권위주의나 국가주의라든가 퇴행적 군국주의라든가 동일시된 사례도 있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면 일본 만화 같은 거 보면 폭주족을 경험하는 탈선 청소년이 주인공인 만화가 있는데 나중에는 그 주인공 소년이 선생님이 돼요. 다음 시리즈에서는

◇ 채선아> 폭주족이었는데요?

◆ 김민하> 네. 우리는 그 선생님이 제대로 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조금 의심할 수도 있을 텐데 거기서 오히려 더 잘해줍니다. 탈선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으로 이 학생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얻는 과정이라든가 이런 걸 그리거든요.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사회적인 어떤 인식이라는 건 뭘까. 그만큼 기존에 갖고 있는 교사의 이미지 이런 것들이 국가와 사회와 학교가 뭔가 억압한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이거에 대한 반항심 이런 것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그런 맥락이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공교육이 무너진 한 단면으로 비쳤지 않습니까? 그에 대한 반발 논리로, 없어진 공교육의 역할을 찾아주기 위해서 국가 이데올로기 재생산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 사례들이 있어요. 일본의 경우에는 '교육칙어 부활 논란'입니다.


◇ 채선아> 교육칙어가 뭔가요?

◆ 김민하> 교육칙어라는 건 일본이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1890년에 메이지 일왕이 식민 교육 근본이념으로 발표해서 전쟁 이후에 폐지가 된 내용인데요. '일본은 일본 왕가의 선조들이 만든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국민은 일본 왕의 신하이다. 이것을 교육의 원리의 배경으로 삼아야 된다' 이런 취지였습니다. 당시에는 강제로 외우게 시켰는데 그땐 군국주의 국가여서 가능했던 거지만 전쟁에 패배하고 나서는 미 군정이 와서 이걸 못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이걸 다시 되살려야 된다는 얘기가 200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큰 논란이 됐다는 거죠.

◇ 채선아>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 교육 헌장 이걸로 생각하면 될까요?

◆ 김민하> 저는 초등학교 다닐 때 조금 외웠던 것 같은데, 최근에도 박근혜 정권 때 국정교과서를 다시 만들어야 된다는 논란이 있었죠. 일본도 2017년에 아베 신조 정권이 교육칙어를 교육의 유일한 원리로 간주하는 건 안 되지만 교재로 사용하는 거는 막을 수 없지 않느냐 이런 입장을 채택을 해서 똑같은 논란이 빚어진 바 있는데요. 이게 공교육의 역할을 되찾는 데는 별로 긍정적이지 않았다, 즉 오답이라는 거고요.
   
또 하나의 오답이 소위 '유토리 교육 정책'입니다. '유토리'는 '여유'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입식 교육 탈피를 위해서 전체 수업량을 줄이고 체험 중심 교육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로 공부를 좀 덜 시키자. 주입식 교육, 경쟁 위주 교육 너무 심하다면서 공부를 덜 시켰더니 오히려 새로운 문제점들이 발생을 해서 폐기가 됐거든요.

◇ 채선아> 취지는 좋았는데요?

◆ 김민하> 그렇죠. 예를 들면 부유층 자녀의 경우에는 공교육에서 이런 부분이 줄어들어도 사립학교에 진학한다든지, 또는 다른 방식으로 학습 결손을 메울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빈곤층은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면, 학교에서 지식을 전수하는 기능이 줄어들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없어서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문제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근데 이것도 사실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거든요. 한일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똑같이 겪은 문제이기 때문에 종합을 해보면 결국 공교육과 학교가 뭘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우리가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 빠져들고 있다, 똑같은 일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 채선아> 교육의 역할이나 앞으로 갈 길에 대한 답을 찾는 건 좀 장기적인 과제 같은데 당장은 중요한 게 학부모, 교사, 학생이 서로 학교에서 갈등하는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 같거든요.

◆ 김민하> 그렇죠. 일본이 내놓은 대책은 사실 지금 한국에서 얘기하는 거랑 거의 똑같아요. 예를 들어보면 학부모를 괴물 취급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거는 대전제예요. 학교 내에 여러 가지 공교육이 무너진 문제를 일선 교사들에게 다 떠넘기고 있는데 학부모와의 소통은 교사가 아니라 관리직인 교장이 하도록 한다든지, 또 민원이나 이런 것들을 분류를 해서 정당한 요구라면 수용하고 또 학교의 업무 영역이 아니더라도 대응 가능한 거면 이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악성 민원에 준하는 무리한 요구는 칼같이 거절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된다는 목소리를 일본 내에서도 내고 있는 거고요.
   
더 나아가서는 이게 학교에서만 해결 가능한 내용이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위 차원에서 학교 문제 해결 지원팀 같은 걸 만들어서 지금 해결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걸 국가적 차원까지 늘리자는 건데 우리도 사실 시도교육청에 이런 걸 만들어가지고 민원을 전담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지금 있는 거잖아요. 한국과 일본이 똑같은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오답 노트를 공유해서 정답으로 만드는 과정을 서로 공유하는 게 또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채선아>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지만 같이 오답 노트를 공유해가면서 지금 해법을 찾아야 되지 않나 싶고요. 국가가 나서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는 거 이 점을 우리가 배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까지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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