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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직장인 3명 중 1명 "성희롱 경험"…'솜방망이 처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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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남성보다 여성,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일수록 성범죄 경험 비율 높아
신고해도 성희롱 인정은 단 '12.9%'…이마저도 과태료 미부과·행정종결 대다수
"피해자가 신고하면 사내 불이익 조치 횡행"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공공기관 직원입니다. 기혼 남성인 팀장이 입사 순간부터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고 성적인 발언을 하는 탓에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팀장이 아는 분의 장례식장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 수행하는 도중에는 도저히 말하기 어려운 저속한 성적인 발언과 행동을 해 '싫다'고 분명히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그 이후 고의로 결제를 지연시키면서 '네 탓에 일이 지연되고 있다'고 남들이 오해하도록 고함을 지르고 있습니다."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이 일터에서 성희롱을 경험하지만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달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성추행·스토킹 등 직장 내 성범죄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여성 직장인 중 성희롱을 당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35.2%로 남성(18.9%)의 경우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는 38.4%로 더 높았다.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 직장인 중 68%는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이 역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는 69.7%로 더 높았다.
 
성희롱 피해를 입힌 이들이 임원·대표·경영진 등 직장 상사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희롱 행위자의 경우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47.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사용자(대표·임원·경영진)'가 21.5%로 그 뒤를 이었다.
 

성희롱을 한 상대방의 성별을 묻자 여성은 88.2%가 '이성'이라고 답했고, 남성은 42.1%가 '동성'이라고 답해 남성이 가해자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스토킹, 성추행·성폭행 피해를 입은 경험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주로 발견됐다. 여성 직장인의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은 10.1%로 남성(6.4)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경우는 14.7%로 정규직 남성(5%)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여성 직장인 중 24.1%,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증 29.7%가 성추행·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직장인의 경우는 8.1%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스토킹, 성추행·성폭행 등 직장 내 성범죄는 남녀고용평등법, 성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되는 행위이지만, 일터에서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접수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 위반(사업주의 성회롱) 신고 1046건 중 성희롱으로 인정된 사건은 129건(12.3%)에 그쳤다.
 
이중 과태료까지 부과한 경우는 80건(7.6%)에 불과했다. 근로감독관이 성희롱 사실을 확인했더라도 법상 사업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종결 처리된 경우도 49건(38%)에 달했다.
 

직장갑질119 젠더폭력대응특별위원회 박은하 노무사는 "비정규직이라는 업무 특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특성을 갖는 노동자들이 누구보다 젠더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며 "신당역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직장 내 젠더폭력은 일터에 있는 다른 위험 요소들과 같이 낮은 곳으로 모이고 고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 또는 상급자의 지위로 피해자보다 직장에서 우위에 있는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면 더욱 집요하게 괴롭히는 특성을 보인다"며 "피해자가 사내 신고 등으로 대응할 경우 사용자는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거나 퇴사를 강요하는 등 불이익한 조치를 행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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