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직전 라디오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에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며 "귀국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개각 등 쇄신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하마평이 쏟아졌고 일각에선 개헌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 李대통령 "개각 고려않고 있다"…다각도 전략적 ''냉각 요법''
하지만 정작 이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현재로선 개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항간의 예상을 일축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개각에 대한 구상을 하거나 복안, 방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이를 공식화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은 북핵과 개성 공단 문제, 경제위기 극복 등 국가적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언론의 이런 저런 추측성 관측은 말그대로 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대통령의 귀국 직후 반응은 개각 무드에 직접 제동을 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개각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면서 정국이 혼란한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조기 개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진화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는 여러 측면을 다각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냉각 요법''으로 해석된다.
불필요한 과열된 개각 논란을 종식시켜 흩어진 국정 추동력을 다시 모으고 집권 중반기 이후의 안정적인 국정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보다 긴 호흡을 갖자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인적쇄신 역시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하기 보다는 반드시 필요한 자리에 그에 딱 맞는 유능한 인물을 기용하는 ''맞춤형 개편''을 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울러 정치권의 요구와 분위기에 떠밀린 국면전환용 깜짝쇼는 없다는 일관된 방침대로 ''능동적 쇄신''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6월말이나 7월초쯤을 예정으로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조문정국 이후 성급한 쇄신 요구가 거세게 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 행정구역 개편 등 중장기 방안 고민이 대통령은 최근 급속도로 불거진 개각설에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사람 몇 명 바꾸는 대증(對症)요법이 아니라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거론되고 있는 방안은 지난 정부 등에서도 고려됐던 행정구역 개편과 선거제도 개편이다.
행정구역 개편은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편과도 맥이 닿아 있고 여야 합의로 절차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개헌의 경우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정계개편은 정략적 접근법을 기피하는 이 대통령의 스타일상 채택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가 많다.
이 대통령은 15일 라디오연설에서 "미국에서 귀국해서도 많은 의견을 계속 듣겠다"고 밝힌 대로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회동을 갖는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당의 쇄신요구는 진지하게 경청하고 숙고하고 있다"면서 진정성 있고 국민적 명분이 있는 구체화된 제안을 하면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개각 시점은 언제? 여권에선 국무총리를 비롯한 4~5개 부처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유력 후보까지 오르내리는 등 개각에 대해 상당히 구체화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중용을 당연시하면서 그를 염두에 둔 정무장관 신설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수석들도 윤진식 경제수석을 제외한 전원이 1년을 넘겨 대폭 ''물갈이''설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조기 개각 일축으로 개각 등 인적쇄신 시점은 다음달 중순 유럽 순방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일각에선 8월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공석 중인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인사의 경우 이동관 대변인이 "개각의 틀 안에 있지 않은 만큼 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해 이르면 다음주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