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구매자 A씨와 취재진이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인천에서 갓난아기를 산 뒤 웃돈을 얹어 되판 사건이 최근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이런 류의 거래가 이뤄지는 '신생아 암시장'은 일상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산모들을 꾀어 영아를 사고파는 실태를 CBS노컷뉴스가 들여다봤다.
'인생 6일차' 영아를 150만원에?
스마트이미지 제공신생아 구매자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취재진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판매자인 것처럼 제목을 단 건 23일 낮. 단 3시간 만에 6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치 모니터 화면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똑똑똑. 몇 개월인가요?"
A씨는 거침없이 물었다. 닷새 전 출산했다고 답하자 기초적인 신상 파악이 이어졌다. 그는 출생신고 여부, 혈액형, 생부모의 나이와 직업, 거주지 등을 하나씩 확인했다.
이렇게 A씨와 단답형 메시지를 고작 50통 정도 주고받았는데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 '인생 6일차' 3.2kg 여아의 값은 150만원으로 매겨졌다.
A씨는 자기가 아이를 직접 키울 건 아니고, 중소기업 사장인 '언니'에게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 브로커'에게 파는 건 위험하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장기매매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이 상태는 묻지도 않고
B씨는 아예 네이버 지식인 게시글에 자신의 메신저 프로그램 아이디를 올려놨다. 영아 구매에 관심이 있다는 취지였다. 이날 취재진이 말을 걸었더니 금세 답이 왔다.
'얼마를 줄 수 있냐'는 질문에 B씨는 "얼마가 필요하시냐. 아기는 내일이라도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또 "저는 유치원 교사다. 신랑 직업도 탄탄하다. 이모들도 다 예뻐해 줄 것이다. 아기는 잘 키울 자신이 있다"라며 상대를 안심시키려 했다.
이윽고 쿨한(?)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 값은 300만원. 다만 아이 상태가 어떤지, 생부모는 어떤 사정이 있는지 전혀 묻지 않은 채였다.
조직적 거래…장기매매 가능성도
연합뉴스 이 같은 신생아 암시장은 온라인에 퍼져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셜미디어나 지역 카페, 맘카페, 심지어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에서도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재판에 넘겨진 '인천 사건'에서 20대 여성이 생후 6일 된 아기를 친모에게 샀다가 웃돈을 얹어 다른 사람에게 재판매할 수 있던 것도 이런 시장이 형성돼 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동성매매가 채팅앱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듯 영아매매도 주로 아동성매매 끝에 원치 않는 출산에서 연결된 경우가 많은 탓에 역시 조직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불법 입양이라도 성공하는 경우는 아이가 다른 엄마 아래서 성장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이리저리 팔려다니다 '증발'할 것"이라며 "그중 일부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같은 시설에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런 암거래가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말 입으로 내뱉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지만 장기매매가 필요하다든가 이런 정말 끔찍한 일들도 있을 수가 있다"면서 "아동 불법 매매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를 염두에 두고 수사해서 거기에 준하는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