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올해 장사 다한 듯"···오염수 방류에 상인도·어민도·마트도 '울상'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정부 설명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은 방류가 시작되기 전에 대량으로 수산물을 구매하기도 하고, 일부 마트에서는 소금 제품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수산업계와 유통업계에서는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더 큰 매출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23일 한산한 노량진 수산시장의 모습. 김미현 인턴기자23일 한산한 노량진 수산시장의 모습. 김미현 인턴기자
NOCUTBIZ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안전하다는 정부 설명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소상공인들과 어민들, 유통업계는 속 타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길 것이라며 침울해 하고 있었다.

50대 여성 상인은 손님이 없어 텅 빈 복도를 가리키며 "여기가 중앙 통로인데 사람이 없다"며 "오염수 방출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 나온다고 봐야되고, 수산시장은 죽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도 "올해 장사는 다 하지 않았나 싶다"며 "내 몸에 곧바로 영향은 없을지 몰라도 소문에 소문이 이어지면 아무래도 수산시장 말아먹을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나마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해산물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시장에서 만난 백모(65)씨는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마음이 조급해져서 오늘 많이 사간다"며 "소금 같은 것도 미리 비싸게 다 사놨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도 "내일 방류가 된다고 해서 오늘 먹으러 왔지, 어제 방류 됐으면 오늘 안 왔다"며 "과학적으로 괜찮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불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오염수 방류 이전에 수산물을 사려는 소비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내일 방류하기 전에 사러왔다. 이후에는 해물을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도 "원래는 고등어, 갈치 같은 생선을 하나씩 사는데, 오늘은 두 개씩 샀다"며 자신의 쇼핑카트를 보여줬다. 그는 "왜 정부에서 못 막아서 먹거리 하나도 마음대로 못 먹게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 소금 매대에 일부 제품이 품절 상태다. 이은재 인턴기자양천구의 한 대형마트 소금 매대에 일부 제품이 품절 상태다. 이은재 인턴기자
같은날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소금 매대에 일부 제품이 품절 상태였다. 주부 유모(41)씨는 "내일 방류가 된다고 해서 앞으로는 잘 안 사먹을 것 같고, 그래서 오늘 소금을 사려고 했는데, 벌써 물량이 없더라"라며 "직원들도 언제 (물건이) 들어오는지 모른다고 하시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강모씨도 "벌써 물건들이 없으니까 미리 사다 놓아야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소금 가격도 원래 1kg에 1600원 하던 게 지금은 5천원 하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수산업 종사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충남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장창근(63)씨는 "방류를 하기 전부터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 방류가 시작되면 훨씬 더 심각할 것 아니냐"라며 "방류를 안했으면 제일 좋았을 텐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하는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4월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2.4%가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자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박준모 연구원은 올해 국회 토론회에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산감천국제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일본산 명태 거래가 94.2% 급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3년에 발생한 원전오염수 누출 때에는 전통시장에서 40%, 대형마트와 도매시장에서 각각 20%의 수산물 소비가 줄었다고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산물 카테고리에 눈에 띄는 매출 변화는 없지만, 방류가 되고 나면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고 각오하고 있다"며 "기존에 실시해 온 방사능 검사 등 관리를 강화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면서 소비자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