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을 경유 형식으로 방문한 대만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 라이칭더 부총통의 귀국 시점에 맞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예고했다.
중국해사국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광둥해사국이 오는 18~22일 사이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항행 경고를 발령했다.
해사국은 훈련 해역의 6개의 좌표를 공개했는데, 이는 광둥성 산터우시와 산웨이시 사이로, 대만 가오슝시 인근 해역과 370㎞ 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중국은 훈련 목적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훈련 시작일인 18일은 라이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하는 남미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다.
라이 부총통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고, 출.도착 중간 경유지로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각각 택했다.
라이 부총통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이미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로 '중화민국'으로 불린다"라고 밝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인터뷰 공개 이후 입장문을 통해 "라이칭더는 정치적 사리사욕을 위해 대만 독립이라는 잘못된 주장을 퍼뜨리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따라 중국은 현 대만 정부의 부총통이자 유력한 차기 총통 후보인 그의 미국 방문에 대한 강한 항의의 뜻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번 사격 훈련을 비롯한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차이잉원 총통이 중앙아메리카를 방문하면서 경유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을 만난 것을 계기로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위협 수위를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