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뒤늦게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감리 역시 전관 업체들이 도맡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철근 누락'이 추가로 드러난 5개 단지 모두 설계·감리에 LH 출신이 낀 전관 업체가 참여해 있었다.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 화성남양뉴타운 B-10BL 등 3개 단지는 준공이 끝났고 고양장항A4, 익산평화 등 2개 단지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들 단지의 설계·감리 업체 21개 가운데 전관 업체는 15곳이었다. 이중 70%에 해당하는 11개사는 앞서 LH의 철근 누락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감리를 맡았었던 곳이다. LH 공공주택 설계·감리는 보통 2~4개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다
평택소사벌 감리를 맡은 A사는 대표가 LH 출신으로 철근 누락 3개 단지의 감리를 맡았다.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아파트와 광주 화정 아이파크 감리에도 참여한 업체다. 최근 5년간 LH에서 23건, 428억원 규모의 용역을 따냈다.
파주운정3 설계를 맡은 B사는 LH 출신이 창립했고 현 대표이사도 LH 출신이다. 철근 누락 5개 단지의 설계와 감리에 참여했다. 공동 설계한 C사 역시 LH 출신이 설립했다.
연합뉴스 화성남양뉴타운 공동 감리 가운데 D사는 LH 퇴직자가 임원으로 철근 누락 3개 단지의 설계와 감리를 맡았다.
함께 감리를 담당한 E사 역시 LH 출신이 창업해 대표로 있는 회사로 국방부,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출신들도 포함돼 있다.
고양장항을 설계한 F사는 인천 검단을 포함해 철근 누락 단지 4곳을 감리했고 감리를 맡은 G사는 철근 누락 1개 단지 설계와 2개 단지 감리에 참여했다.
LH 아파트단지 설계·감리용역을 LH 전관 업체가 사실상 싹쓸이 하면서 부실 설계와 감리가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LH는 이 같이 특정 업체에 계약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을 많이 체결한 경우 감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약을 덜 한 업체를 주관사로 내세우면서 규제를 피해가 제도를 무력화시켰다.
박정하 의원은 "이번 기회에 LH의 부패 행위를 발본색원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