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일제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에 반발하는 양금덕 할머니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박성은 기자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를 두고 피해자들과 지원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고령의 피해자들은 조속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일본에 가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동급생 20여 명과 일본으로 갔을 때 14살이었다.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밤낮없이 군용기를 칠하는 일을 했지만 월급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일본에 갔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했다.
양 할머니는 일제강제동원 구술기록집에서 "결혼 후 몇 년 잘 살고 있다가 남편이 (양 할머니가) 일본에 갔다 왔다는 소리를 듣고 집을 나가 10년 뒤에 돌아왔다"며 "남편이 '너는 더러운 짓을 하고 와 놓고 내가 집을 나가 아기를 낳고 온 것이 뭐가 나쁘냐'고 물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지난 1943년 일본 제철소에 끌려간 이춘식 할아버지도 석탄과 녹을 빼내는 작업에 동원됐지만 월급은 전혀 받지 못했다.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할아버지는 일본을 상대로 배상금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측이 아닌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원하는 제3자 변제안이 추진되고 있고 피해 당사자 중 일부는 반발하고 있다.
당시 일제 강제동원 양금덕 할머니는 굴욕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 할머니는 "정부가 일본 정부인지, 한국 정부인지 모르겠다"며 "일본이 주는 돈은 곧 죽어도, 굶어 죽어도 안 받겠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중 생존자는 1200여 명이고 광주전남에는 150여 명이 살고 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가운데 피해자들은 우리 정부가 아닌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12일 시민단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 등에게 시민모금 각각 1억 원씩을 지급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한편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거부하며 '판결금' 수령을 거부해 온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지난 6월 29일부터 시작한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이 모금액 5억 원을 돌파했다.
600여 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12일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할머니에게 1억 원을, 다른 2명 피해자 유족에게 1억 원씩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