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을 선언한 배구 여제 김연경. 연합뉴스'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3일 "대한체육회로부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IOC 선수위원 후보자 추천 안내' 공문을 받았다"면서 "김연경이 선수위원에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후보자 등록은 4일 오후 6시까지다.
IOC 선수위원은 현재 대한탁구협회 유승민 회장이 맡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거에서 당선돼 8년 임기를 소화하고 있는데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만료된다.
이에 김연경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김연경은 '사격 황제' 진종오(44)을 비롯해 '태권도 영웅' 이대훈(31)과 경쟁해야 한다. 이들 중 1명이 내년 파리올림픽 선거 기간 열리는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수 있다.
김연경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뒤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종종 내비쳤다. 지난해 CBS배 중고배구대회 개막식에서도 김연경은 스포츠 행정가로서 활동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제33회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김연경. 당시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류영주 기자
자격은 충분하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도쿄까지 올림픽에 나섰다. 런던에서 4강을 이끈 김연경은 대회 MVP까지 올랐고, 도쿄에서도 투혼을 불사르며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다만 쉽지 않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런던, 리우 등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따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은 진종오는 사실상 체육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대훈 역시 태권도에서는 전설적인 선수로 꼽힌다. 올림픽 금메달은 없지만 아시안게임 3연패와 세계선수권 금메달 3개 등을 따냈다.
김연경은 그러나 한국 스포츠 외교의 대표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체육회의 후보자 면접을 위해 광고 촬영과 방송 등 다 취소하고 준비하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유 위원도 예전 '역도 여왕'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진종오 등과 경쟁 당시 후보자 면접 때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의 IOC 선수위원 후보는 8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과연 김연경이 제2의 스포츠 인생을 위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