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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 ''만만디'' 둘 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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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미시''들의 좌충우돌 한국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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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빨리 빨리''''와 중국의 ''''천천히''''가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 사회가 훌륭하게 발전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6일 성남시 신구대학 문화콘텐츠 상영관에서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한국에 온 지 2년 10개월째인 중국 출신의 나영(34·성남시 분당동) 씨는 ''''중국인의 생활습관은 중국어로 ''''만만라이'''', 즉 ''''천천히'''' 문화인데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친구 결혼식에 갔습니다. 좀 늦게 식장에 들어섰는데 신랑, 신부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미 결혼식이 끝난 거였어요. 중국에서 결혼식은 시간이 넉넉합니다. 한국 결혼식은 빨리 끝나요… 하지만 ''''빨리 빨리'''' 문화도 편리하고 좋은 점 많습니다. 중국에서 한 달 걸리는 일도 한국에선 하루면 됩니다.''''

발표시간 3분동안 ''''빨리 빨리와 천천히''''란 주제로 한국과 중국, 양국 문화의 조화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한 나영 씨는 이날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부상으로 자전거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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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씨는 먼저 ''''집에 자전거가 없는데 살 필요가 없어졌다''''며 기뻐한 뒤 ''''앞으로 한국사람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물론, 아이교육을 위해 한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우수상을 수상한 중국 연변 출신의 박해복(32·성남시 금광동) 씨는 결혼초창기 남편과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중국동포에 대한 선입견과 불신으로 남편과 갈등을 빚었으나 위암말기 판정을 받은 시아버지를 10개월간 극진히 보살피는 모습에 남편이 자신에 대한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며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박 씨는 ''''시아버지를 생각하면 생전에 잘해 드리지 못한 게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고 밝히고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만족스럽고, 최근에는 어린이집에서 중국어강사로도 일할 수 있게 돼 행복한데 이렇게 상까지 받으니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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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을 받은 몽골 출신의 이자연(34·성남시 신흥2동) 씨는 ''''나의 한국 생활기''''란 주제로 한국과 몽골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생활이 1년 4개월째인 그녀는 처음에 한국의 언어와 문화, 음식에 적응을 못해 애를 먹었다고.

''''저뿐만 아니라 남편도 같이 힘들었어요. 한번은 남편에게 ''''밤'''' 쇼핑을 나가자고 한 적이 있어요. 함께 거리를 거닐다가 빵가게 앞을 지나가는 데 남편이 ''''빵'''' 사라고 하는 거예요. 남편은 ''''밤'''' 쇼핑하자는 제 발음을 ''''빵'''' 쇼핑하자는 말로 들었던 거였어요.''''

이처럼 어눌했던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지난해 9월부터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서는 남편의 지도를 받으며 일취월장했다.

그녀는 ''''한국말, 한국문화 너무 어렵다. 특히 어른을 대하는 언어와 문화가 러시아쪽 영향을 받은 몽골과 너무 달라 힘든 점이 많다''''며 ''''말로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들 앞에게 말을 하게 돼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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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비롯해 이날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14개팀, 22명이 참여해 최우수상 1명, 우수상 1명, 장려상 2명, 입상 3명, 격려상 12명이 수상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출신들로 구성된 한국어교실 초급반 8명은 아리랑을 합창했고, 한국에 온 지 6개월 된 베트남 출신의 응위엔티항(22)씨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서툰 발음이었지만 끝까지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란 주제로 발표한 일본 출신의 기무라 치카코(44) 씨는 ''''TV프로 중 개그콘서트가 보기 싫다. 아이들은 웃는데 난 왜 웃는지 이해하지 못해 안 본다''''면서 ''''한국어를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소설도 재미있게 읽고 아들, 딸과 대등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한국에 온 몽골 출신의 어너르 자르갈(25) 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함께 사는 시부모를 웃게 만든 사연을 소개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부모에게 아이가 살이 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으나 ''''살이 찌다''''란 표현을 몰랐던 그녀는 ''''우리 아기 고기가 많아졌어요.''''라고 말한 것. 이에 시부모는 우리 며느리가 고기가 먹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고 나름대로 오역(?)했다고.

이번 대회를 개최한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문영보(55) 센터장은 ''''이들의 발표를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한국생활의 애로사항도 새삼 알 수 있었다''''며 ''''결혼이민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한국어인만큼 한국어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가계에 도움이 되는 취업교육과 결혼이민자들의 자녀교육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함께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16주 과정으로 진행된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상반기 한국어교실 수료식도 거행돼 7개반 총 44명이 수료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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