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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위기에 비상경영 선포 "위헌 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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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의철 사장. 황진환 기자KBS 김의철 사장. 황진환 기자수신료 분리징수를 앞둔 KBS 김의철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김 사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 3월 대통령실의 국민제안으로 시작된 TV 수신료 분리징수가 내일(1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번 주에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그동안 회사는 매 단계마다 수신료 분리징수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부당하다는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막무가내식 추진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KBS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과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수신료 분리징수 여파에 따라 김 사장은 △ 비상경영 선포, △ 고용안정 확보, △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의 협상을 통한 돌파구 마련, △ 법률 대응 승소, △ 공정성 강화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 등을 해나간다.

비상경영 선포에 따라 공사의 신규 사업은 모두 중단되고, 기존 사업과 서비스들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이를 위해 비상경영 TF가 구성된다.

현재 통합징수를 위탁한 한전에 대해서도 "한전과 최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통합징수 이전과 현재의 사회적 인프라 환경이 매우 달라진 만큼, 실질적인 징수율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KBS는 이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헌재와 대법원은 수신료의 결합고지가 정당하며 납부 거부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수신료에 관한 사항은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한 영역으로서 그 징수 방식과 절차 모두 국회에서 결정해야 할 입법사항이라고 규정한 바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고지행위 통합과 분리 여부는, 모법 취지에 따라 수신료 징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수탁자가 재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임에도, 시행령을 통해 금지사항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날 뿐 아니라, KBS와 한전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다분히 존재한다"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반드시 법률 대응에 이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성 강화 및 경영 효율화 조치에 대해서도 "내외부에서 지적받고 있는 공정성과 경영 효율화에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살펴, 제가 최종 책임자로서 과감하게 결정하고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상황들이 인력 구조조정 등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겠단 약속도 더했다.

김 사장은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용안정 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겠다. 물론 향후 분리징수 여파에 따라 부분적인 고통분담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규모와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황진환 기자방송통신위원회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황진환 기자'KBS가 피 같은 수신료를 월급으로 탕진하고 있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입장문을 두고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사장은 "망언 수준의 발언"이라며 "KBS는 연간 시청점유율이 압도적 1위로 2위사의 두 배에 달하며, 5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언론진흥재단 수용자 조사에서 4년 연속 신뢰도 1위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기타 공신력 있는 대다수 매체 조사에서 영향력과 신뢰도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또 "김효재 방통위 직무대행의 말대로라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KBS가 여전히 이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며 "피같은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 KBS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그렇게 쉽게 매도될 수 있나. 오히려 KBS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시대적 환경에 맞지 않는 사업들을 조정하려고 할 때 갖은 이유로 제동을 걸었던 곳이 방통위 아니었나"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미증유의 위기 앞에서 저는 사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에 대한 모든 비판 역시 달게 받겠다"며 "다만 지금은 KBS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고비에 와있다. 집에 불이 났는데 서로의 탓만 하면서 집이 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공영방송 KBS를 지키기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모든 구성원들이 힘과 뜻을 모아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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