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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수수' 이정근-檢, 2심서 사업가 '증인 신청'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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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정근, 항소심 첫 재판서 "사업가, 증인으로 다시 불러달라"
검찰 "1심서 신문…특별한 사정 없으면 지양하는 게 맞아"
법원 "다소 부정적…어떤 부분인지 구체적 특정해서 소명"

연합뉴스연합뉴스
사업가로부터 청탁을 대가로 10억원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첫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과 증인 신청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씨 측은 금품을 제공한 인물로 지목된 사업가 박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확인하겠다는 주장이지만, 검찰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했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총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이씨 측은 "현금을 수수한 적이 없었고, 계좌 송금으로 받은 돈은 알선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기에 법리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신문하지 않은 것이 적지 않다"며 "중복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문하겠다"면서 사업가 박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1심에서 이미 신문이 이뤄졌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어 추가 신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박씨의 '구글 캘린더(일정표)'에 대해서도 "박씨의 구글 캘린더가 사후에 수정된 부분이 있다"며 "수정된 부분은 박씨가 대부분 현금을 준 내용과 관련한 부분으로 특별한 사정이나 합리적 이유 없이 수정됐다는 점에서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를 증인으로 불러달라는 이씨 측 주장에 "(이미 1심에서 신문한 증인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신청을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씨 측이 문제 삼은 구글 캘린더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캘린더가 사후에 작성돼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부분은 (다른) 기록에서도 확인됐고 그외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다수의 문자메시지와 녹음파일이 많이 있어서 그를 기초로 인정된 증거"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신경전에 재판부는 "법원은 다시 증인신문하는 경우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그런 취지상 다시 박씨를 불러서 신문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심과 중복되지 않게 신문한다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소명해 주면 다음 기일에 증인 채택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박씨로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 등을 청탁하고 공공기관 납품, 임직원 승진 등을 알선한다며 9억4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박씨로부터 2020년 2~4월 모두 3억3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과 알선수재 명목으로 받은 돈 중 일부가 겹쳐 전체 수수 금액을 10억원으로 봤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1년 6개월, 알선수재 등 나머지 혐의에 징역 3년 등 총 4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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