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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주말부부 '두집살림' 사연…"만나러 가는 게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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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결혼 내내 두 집 살림 부부 상담
10년째 우울증 아내, 2번의 상실
오은영 "'우리집' 개념 합가" 조언

MBC 제공MBC 제공주말은 이들 부부에게 서로 상처만 주는 시간이 됐을 뿐이다. 남편은 "(아내가 있는 집에) 가는 것이 지겹다"고 했다. 아내 역시 "남편이 억지로 오는 것이 느껴졌다"고 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결혼 생활 내내 두 집 살림을 해 왔다는 주말 부부 사연이 소개됐다. 두 사람은 결혼식 이후에도 아내는 경기 파주시에, 남편은 경기 화성시에 각자 집을 두고 살았다. 평일에는 각자 집에서 지내다 주말에만 만나며 지낸 지 4년째다.

불같은 연애 끝에 결혼까지 결심했던 두 사람이었다. 주말은 서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주말은 더 이상 즐겁지 않다. 남편은 아내를 만나러 가는 길이 지겹다. 그는 일주일 만에 만난 아내에게 "결혼도 솔직히 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큰 상처를 받았다.

결혼식을 올린 이들 부부지만, 아직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사실혼 부부로서 혼인신고와 합가 등 중대한 결정을 앞둔 상황이다.

어느 주말 점심, 파주 집에서 식사하던 중 남편이 먼저 아내에게 불만을 내비쳤다. 아내의 오랜 우울증으로 인해 가벼운 외출조차 함께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었다.

남편은 이러한 아내의 무기력증과 우울증 때문에 상담을 받고 싶었다고 '결혼지옥' 출연 이유를 밝혔다.

10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아내의 집 안 동선은 침대 반경 3m를 벗어나지 않았다. 아내의 유일한 외출은 2주에 한 번꼴로 병원에 갈 때뿐이라고 한다. 우울증에서 비롯된 불안증과 수면장애, 대인기피증도 아내를 괴롭히고 있었다. 심지어 1년 전 갑상샘암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아내는 더욱 더 무기력해졌다.

그런데 아내는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크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실 아내는 재혼으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상처가 있었다. 그로 인해 얻게 된 우울증 때문에 10년 동안 약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현재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잃고 방황하던 때 만났다. 특히 시어머니는 아내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던 천사 같은 분이었다고 한다. 아내는 시어머니를 통해 아픔을 추스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또 한 번 지독한 상실을 겪었다. 시어머니마저 갑작스레 부부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두 번의 큰 상실을 겪은 후 다시 세상을 살아갈 동아줄 같은 존재를 아직도 찾지 못한 것 같다"는 말로 아내의 공허한 마음을 헤아렸다.

남편은 아침에 어김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아내와의 외출을 원했다. 결국 남편의 설득 끝에 두 사람은 과거에 즐겨 찾던 낚시터로 향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낚시터에서 둘은 미뤄 왔던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아내에게 혼인신고를 할 건지 물었지만, 아내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남편은 혼인신고를 하면 둘의 관계에 대해 더 책임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남편이 사랑의 확신을 주지 않았다며 책임감 때문에 살고 싶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한 아내는 혼인신고보다 남편과 시험관으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동안은 아이를 잃은 상처 때문에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혼인신고는 하기 싫지만, 시험관 아이는 갖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혼인신고와 시험관 아이에 대한 서로의 진심은 알지 못한 채 대화는 끝나고 말았다.

이들 부부의 사연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우리 집'이라는 개념 없이 화성 집, 파주 집에 살고 있는 부부에게 남편이 사는 화성 집을 '우리 집'으로 삼아 합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파주를 떠나 화성으로 가도 아내가 10년 동안 소통해 온 주치의와 연을 이어갈 수 있다"며 "병원을 다니는 빈도를 더 늘리고 여행을 가는 마음으로 파주를 다녀보라"고 권유했다.

이어 오 박사는 "남편도 아내의 주치의에게 상담을 받아보고, 임신 과정도 꼭 주치의와 의논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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