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캐나다 당국도 타이태닉호 관광을 위한 잠수정 실종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교통안전위원회(TSB)는 이날 성명을 내고 "캐나다 국적 선박인 '폴라프린스'와 민간 운영 잠수정인 타이탄이 관련된 사망 발생에 대한 안전 조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5명을 태우고 타이태닉호 잔해가 있는 북대서양 심해로 잠수한 타이탄은 1시간 45분 만에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수색 나흘 만인 22일 잔해물 여러 개를 발견함에 따라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타이탄을 바다로 예인했던 폴라프린스가 캐나다 선박이라는 이유로 TSB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TSB는 폴라프린스가 출발한 뉴펀들랜드·래브라도주 세인트존스로 조사관들을 보내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자 인터뷰와 평가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잠수정이 개발 과정부터 안전 위험에 관한 회사 안팎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4년 전 심해 탐사에 동승했던 전문가가 이상한 소음을 들었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타이탄이 바하마에서 출발해 해저 3600m를 탐험할 때 동승했던 잠수정 전문가 칼 스탠리는 2시간 내내 삐걱거리는 소음을 들었다고 밝혔다.
스탠리는 곧바로 다음날 타이탄 운용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그해 여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 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편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외부 투자 없이 당신의 자금과 일정대로 진행한다고 가정해보라. 그렇다면 이 소음이 어디서 나는지 알기도 전에 수십명을 타이태닉까지 데려가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느냐"라고 따졌다.
스탠리는 당시 소음이 "어마어마한 압력에 따른 잠수정 일부의 결함처럼 들렸다"면서 "선체의 한 부분이 고장 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 CEO는 스탠리에게 답장하지는 않았지만, 타이탄 선체를 새로 만들고 그해 잠수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그에 앞서 2018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잠수정 전문가 학회에서도 다수의 전문가가 러시 CEO에게 타이탄의 안전 우려를 집단 제기했다고 스탠리는 전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타이탄이 이번에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한 것은 잠수정 선체 중 티타늄을 이어 붙인 부위에서 물이 샜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알프레드 맥라렌 전 해군 대령은 NYT에 "그 정도 깊이에서는 머리카락 한 가닥 정도의 지름으로 물이 새도 1초도 안 돼 죽을 것"이라며 "그들은 죽는다는 사실을 미처 알기도 전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