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력직 채용과정에서 고위직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두 20여건의 의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허철훈 사무차장은 22일 오후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한 6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른바 '가족 찬스'를 이용한 특혜 취업이 의심되는 경우가 20여건이라고 밝혔다.
허 차장은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의 '경력직 채용에서 친족으로 확인된 사람이 몇명인가'라는 질의에 "20여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11건은 보도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조사 결과 제출을 요구하자 허 사무차장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공이 어렵다고 밝혔다.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그 이유를 묻자 허 사무처장은 "감사원은 전 직원을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전수조사했는데, 저희는 개인의 정보제공 동의와 협조에 의해 조사하다 보니 부동의해 전수조사에서 제외된 부분이 많아 그런 부분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뒤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허 사무차장은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모두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내부가 곪아 썩어있는데 어떻게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헌법기관이라고 자임하면서 큰소리를 칠 수 있겠는가"라며 "법보다 높은 공직자의 직업윤리를 가져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간부 자녀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교흥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국민적 공분이 치닫고 있는데 선관위 내부에서는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선관위 고위직들이 선관위를 자기 호주머니에 있는 기관처럼, 사유물인 것처럼 운영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중앙선관위원장이 왜 비상근이 하는 것인가"라며 "자기 업무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람을 위원장으로 해놓고 실질적인 일은 총장·차장이 다 하니까 자정 기능이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선관위가 자료 제출을 불성실하게 한 점을 꼬집으며 국회 요구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선관위가 제출한 해외출장내역 사진을 공유하며 "몇박 일정인지 지우고, 출장 개요도 지우고 보냈다"며 "이것은 국회를 조롱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궁예로 보이는가"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자녀 채용에 대한 자체 전수 조사 결과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자료가 감사과에 있다'고 대답하는 게 제정신인가"라며 "선관위가 정치인들한테 자료를 달라고 할 때 '사무실에 있다'고 답하면 선관위가 그냥 넘어가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