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검찰청 공문. 충남경찰청 제공중국 현지에서 전화금융사기를 벌이던 조직의 한국인 조직원 8명이 송환·구속됐다. 이들은 검거 당시에도 범행을 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7년 4월 중국 항저우에서 전화금융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콜센터 조직을 결성하고, 검찰·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133명에게 20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단일 사건에서 41억 원의 큰 피해가 발생하자, 수사를 통해 중국 내 조직원 60명을 특정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후 경찰청에서는 중국 현지 정보를 통해 중국 체류 중인 범죄조직원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중국 공안에 요청, 범죄조직 소재지를 급습했고 현장에서 범행 중이던 한국인 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기존 검거된 하부조직원 14명 및 중국 내 송환 대기인원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3명이 검거됐다고도 설명했다.
경찰이 확인한 범행수법은 이렇다.
1단계, '검찰 수사관'이 등장한다. 피해자와 통화해 "당신 명의로 개설된 계좌가 범행에 사용됐다"고 속인다.
2단계, '검사'가 등장한다. "자금 추적을 위해 정상자금인지 확인을 먼저 해야 하니, 우선 계좌의 현금을 뽑아 직원에게 건네라"며 '악성앱'을 설치하게 한다.
3단계, '금감원 직원'이 등장한다. 피해자에게 "정상대출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가능한 대출을 모두 받아 그 자금도 같이 보내라"고 한다. 2단계가 피해자가 보유한 현금을 가로채는 것이라면, 3단계는 대출까지 받게 해 피해 규모를 급격하게 늘리는 식이다.
전화금융사기는 '보이스피싱'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있지만, 최근의 전화금융사기는 '목소리'만 이용되진 않는다.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위조된 검사 신분증과 구속영장, 가짜 검사 사무실까지 만들어진다.
피해자에게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걸어 위조물품을 보여주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국가기관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국가기관에서는 절대로 영상통화로 사무실을 보여주거나 현금 제공 및 대출 실행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또 "경찰청에서 지원·제공된 1만여 건의 유사 사건 및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미검 피의자들에 대한 추적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범죄수익의 추적 수사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