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검찰은 그의 측근인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를 먼저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양 변호사 조사는 금명간 이뤄질 전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을 부르기 앞서 양 변호사를 먼저 조사하기로 하고 사실상 일정 조율을 마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던 박 전 특검은 2014~2015년 대장동 일당의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청탁을 전달한 대가로 200억원의 상당의 땅과 상가를 받기로 약속한 혐의(특경법상 수재 등)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대장동 업자들의 컨소시엄인 '성남의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회사 내규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1500억원의 대출의향서를 내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컨소시엄 참여 및 PF대출 청탁 등을 받아 실제 우리은행 내부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이익을 받기로 약속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일하며 2016년 특검보로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양 변호사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대장동 일당이 '신의 한 수'라고 말한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양 변호사는 민간사업자 논의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지난 2015년에는 박 전 특검과 함께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를 변호한 전력이 있다.
검찰은 양 변호사가 200억원 상당의 지분 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기로 대장동 일당과 약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양 변호사가 이러한 약정을 요구하고,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확답을 받자 박 전 특검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복수의 대장동 사업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박 전 특검은 당시 압수수색과 관련해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그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면서 "관련자들의 회피적이고 근거 없는 진술에 기반한 허구의 사실로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 저로서는 참담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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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0억 클럽 의혹에 관련된 주요 참고인 조사를 사실상 마친 검찰은 양 변호사에 이어 조만간 박 전 특검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계속된 수사를 통해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부분에 대해 실체에 어느 정도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공모해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문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사내이사(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의 재산을 동결했다.
검찰은 이들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해 지난 2일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동결된 이들의 재산은 부동산과 예금채권 25억원 상당이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 사업에서 벌어들인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이어 4월 이 대표와 최 이사, 김씨 부인 등을 공범으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