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거리가 캐나다 산불 영향으로 뿌옇게 변해 있다. 연합뉴스캐나다의 대규모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 동북부 일대를 덮치면서 급격히 나빠진 대기질로 인해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하튼의 대기질지수(AQI)는 '위험' 수준인 400을 넘어 대기질 지수 측정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도시로 꼽히는 인도 뉴델리를 앞질렀을 정도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의 일부 학교는 문을 닫았고 당국에서는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거리에는 코비드 팬데믹을 보는 듯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대형 뮤지컬 극장 3곳도 공연을 취소했다. 메이저리그 야구 2경기도 열리지 못했다.
낮은 가시성으로 인해 비행 지연이 이어졌으며 일부 항공편은 아예 취소됐다.
기상학자 마이크 하디만은 "도시가 뿌옇게 돼 '화성'처럼 보이고 시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NYT에 말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미국의 동부 지역까지 확산하는 가운데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방진 마스크를 쓴 채 뉴욕 거리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AFP통신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뉴욕뿐 아니라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동부 연안에 사는 1억 명 이상의 주민에게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일부 카운티 학교 당국은 야외 활동을 제한하라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각급 학교는 졸업식을 앞두고 '필드데이'를 연기되거나 취소했고, 야외수업은 실내수업으로 대체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위터에 "위험한 대기오염 상황에서 미국인, 특히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미국인은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지방 당국의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에 노출되면 눈, 코, 목 등이 자극돼 기침을 하고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산불 연기는 미세한 입자로 구성돼 노인, 임산부 및 어린이와 같은 취약 계층에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탄탈론 지역 주택가로 연기가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캐나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계속된 산불로 현재 414곳에서 산불이 진행중이면 239곳은 '통제 불능' 상태라고 밝혔다.
산불로 이날 기준 380만 헥타르가 손실됐다. 이는 남한 면적의 3분의 1을 넘는 규모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는 산불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며 "이런 대규모 산불이 앞으로 더 흔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