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이 커지고 있는 한국산 무기 수출의 특장점을 조명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2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무기거래처(arms dealer)가 되려는 한국의 질주 속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우선 지난해 한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인 137억달러 가량의 무기 거래를 맺어 유럽의 무기 기근을 구호했다고 소개했다.
두 나라의 파트너십은 한국에는 다른 나라보다 신속히 고품질의 무기를 공급할 수 있게 했고, 폴란드에게는 유럽에 생산 및 판매 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계약에 직접 관여한 회사 경영진과 정부 관료 등 13명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한국이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야망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폴란드와의 계약에 관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체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국가들은 유럽 내에서 무기를 구매할 계획이었는데, 이제는 한국 기업들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더 빨리 조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곡사포 시장의 55%를 점유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계약으로 점유율이 68%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다.
폴란드는 이 계약으로 단순한 무기 구매자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유럽 국가들에 무기를 공급할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한국 무기 산업계의 속도감과 생산능력에도 경탄했다.
폴란드에 보내기로 한 무기들 가운데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대가 계약 체결 몇 달 만에 인도됐고, 이후 탱크 5대와 곡사포 12대가 추가로 인도됐다.
반면에 헝가리가 2018년 독일에 주문한 레오파르트탱크 44대 가운데는 한 대도 아직 인도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유럽의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몇 년 걸릴 일을 한국은 몇 주 또는 몇 달이면 해낸다"고 말했다.
조우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부장은 "북한과 지속적인 긴장 관계 덕분에 남한 무기 생산 라인이 가동되고, 무기들도 긴장 국면 속에 개발, 테스트,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무기는 미국과 나토의 무기 시스템과 호환되도록 설계된 것 역시 장점이다.
한국은 이제 대(對) 나토국 무기 수출 점유율 4.9%로 미국(65%) 프랑스(8.6%)에 이어 3위 국가에 올랐다.
로이터는 지난 한 해 한국이 최초의 자체 개발 우주 로켓을 발사하고 국산 KFX 전투기의 처녀 비행을 성공시켰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럽 방위업체의 한 임원은 "다른 나라라면 10년 동안의 의제일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