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우빈. 넷플릭스 제공'행복' 그리고 '감사'. 배우 김우빈의 답변에는 이 두 단어가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그가 매일 쓴다는 '감사일기'에서 이러한 흐름은 절정에 달했다.
"잘자고 하루 시작. 감사함. 전날 밤 잠을 잘 자서, 맑은 날에 마음 불편함 없어서 감사합니다. 어제 하루 크게 걸리는 일들이 없었다. 운동 적당히 할 수 있어서 감사함. 잘 쉴 수 있는 하루 감사합니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우빈이 전날 스마트폰에 쓴 감사일기라며 읽어 준 내용이다. 늘 행복하려고, 모든 일에 감사하려고 애쓴다는 그에게도 열받는 일이 없지는 않으리라.
"흰 옷 위에 커피 흘렸을 때? 하하. 물론 짜증나는 일이야 많죠. 그럼에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제가 화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빨리 알아차린다는 점이에요. 예전에는 화났을 때 그것도 모른 채 화를 내고 후회한 적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화났을 때 심장이 빨리 뛰고 열나는 것이 보다 세세하게 느껴져서 잘 절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익히 알려졌다시피 김우빈은 3년 가까운 투병 생활을 끝내고 지난 2019년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그는 "이 안에서 제가 가장 건강할 것"이라는 말로 현재 몸 상태를 표현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제는 여러 곳에서 인사 드린 덕에 제가 건강해진 것을 많이 알고 계세요. 예전에는 만나는 분마다 '몸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부담이 컸거든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자면, 현재 제 몸 상태에 대한 병원 소견은 '아프기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겁니다. 건강검진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나오죠.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바쁘시더라도 꼭 건강검진 받으세요. (웃음)"
김우빈은 복귀 이래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잘 자고 잘 먹고 좋은 생각하려 애쓰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쓰는 중"이라고 했다. "바쁜 건 감사한 일"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건강을 챙기기 위해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어요. 하하. 바쁜 건 감사한 일입니다. 찾아 주시는 분들이 많은 거니까요. 그 덕에 더 행복해요. 나를 찾아 주기를 바라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일이 많아지면서 몸이 힘드니까 어느 순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스스로에게 몹시 놀랐죠. 그렇게 원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니 징징대고 있다는, 제 바뀐 마음이 놀라웠어요. 이를 깨닫고부터는 더 많이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할 권리 지닌 존재라 믿는다"
'택배기사'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김우빈의 복귀를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다. 김우빈은 주인공인 택배기사 '5-8'을 연기했다.
'택배기사' 배경은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 한반도다.
이 작품 속 택배기사들은 사람들 생명을 유지시키는 산소와 생필품을 전달하는 존재다. 오염된 공기와 모래로 뒤덮인 사막을 지나 사냥꾼들 공격을 뚫고 정확한 시간에 물품을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택배기사를 꿈꾼다.
이러한 세상에서 5-8은 전설의 택배기사로 회자되는 캐릭터다. 김우빈은 "5-8이 궁금해서 이 작품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 마스크 쓴 세상을 겪고 있잖아요. '택배기사' 대본을 보면서 흥미로웠죠. '어쩌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5-8은 난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버림 받은 인물이에요.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5-8이기에, 어떻게 해야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움직입니다."
그는 "연기하는 내내 이러한 5-8의 마음을 잊지 않고 가슴 속에 품으려 애썼다"고 강조했다. "5-8의 그 절실한 마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는 것이다.
"5-8이 거창한 마음을 품고 택배기사가 된 것은 아니라고 봐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만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인 거죠. 저 역시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할 권리를 지닌 존재라고 믿어요. 누구나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 역시요."
그가 익숙한 것에,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긴 탓에 놓쳐 온 것들의 가치를 찾으려 애쓰고 있어요. 언제나 곁에 계실 것만 같은 부모님이 대표적인 것 같아요. 하루 세 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날씨가 좋을 때도 감사해요. 더 감사하면 더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택배기사'를 통해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를 지녔고,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이 널리 전파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