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KSLV-Ⅱ)가 우주로 향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실용 위성을 실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발사체 제작부터 운용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증명했다.
지난 1990년 과학로켓 개발을 시작으로 30여년 만에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른 것이지만, 누리호의 실용 위성 분리까지 이르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 과학로켓(KSR) 개발에 착수하면서부터 우주 공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1993년 10월 KSR-Ⅰ, 1998년 6월 KSR-Ⅱ, 2003년 2월 KSR-Ⅲ 개발을 완료하면서 고체로켓 개발과 시험기술, 유도제어기술, 액체로켓 발사운용기술 등을 기본 역량을 확보했다.
이후 한국형 발사체 독자 개발을 위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가 2002~2013년까지 진행된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개발이다.
나로호는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기술력의 한계로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2009년 8월 1차 발사와 2010년 6월 2차 발사가 연이어 실패하며 쓴맛을 봤다. 2013년 1월 3차 발사에 이르러 드디어 성공을 거뒀다.
나로호가 우여곡절을 겪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2010년 3월부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개발에 착수했다.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고도 600~800km)에 투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를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1단계로 7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했고, 2단계에서는 75톤급 지상용 엔진과 시험발사체를 개발했다. 3단형 발사체 시스템 기술 개발을 마치고 비행모델을 제작해 발사한 것이 3단계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러시아 기술협력을 통한 체계기술 확보가 큰 도움이 됐다.
결국, 사업을 시작한 지 11년 만인 지난해 10월 21일 누리호가 첫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목표 궤도 700km에는 이르렀으나 3단 엔진이 46초 일찍 연소되면서 위성 모사체가 안착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보완작업을 거친 뒤 실시한 지난해 2차 발사도 쉽지 않았다. 당초 발사 예정일은 지난해 6월 15일이었지만 강풍 탓에 하루 연기됐고, 다음날에도 산화제 탱크의 충전량을 측정하는 레벨 센서 이상으로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노컷브이 캡처결국, 같은달 21일에 발사가 이뤄졌는데, 결과는 성공이었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700㎞ 목표궤도에 발사체를 쏘아 올려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킨 것이다.
그리고 누리호는 25일 3차 발사에 실용위성 8기라는 '진짜 손님'을 태우고 안정적으로 목적지까지 모신 뒤, 비행을 마치는 데 성공했다.
2·3차 발사의 연이은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겠다는 30여년 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증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