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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묘비 세우기·없음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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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제공 창비 제공 

정은우 작가의 '묘비 세우기'


2019 창비신인소설상, 제46회 오늘의작가상을 받은 정은우가 첫 소설집 '묘비 세우기'를 출간했다.

등단 이후 꾸준히 쌓아 온 내공으로 엮은 여덟 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 속의 인물들은 무언가를 잃는다. 동거하던 연인이 갑작스레 추락사하거나 오랜 시간 함께 했던 배우자를 떠나보내기도 하고 약혼자의 사망 소식을 듣기도 한다. 친한 룸메이트가 어느날 홀연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가 하면, 친했던 친구를 한순간의 선택으로 직장에서 내쫓기고, 같은 병을 앓으며 친밀해진 친구의 장례식에 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함부로 슬픔을 토해내지 않는다. 가까운 이들의 죽음 앞에 언뜻 초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상실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작가 정은우의 따스하고 정갈한 위로한다.

작가는 책 속에서 "나는 소설이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진 않는다. 다만 누군가를 구하려는 이에게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믿는다"며 "모든 분에게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애정 표현"이라고 전한다.

정은우 지음ㅣ창비ㅣ296쪽


문학과지성사 제공 문학과지성사 제공 

오은 시집 '없음의 대명사'


"괄호를 열고 / 비밀을 적고 / 괄호를 닫고 / 비밀은 잠재적으로 봉인되었다 / 정작 우리는 / 괄호 밖에 서 있었다"

오은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없음의 대명사'는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멈추지 않고 그 사이 산문집과 청소년 시집 등을 출간하고 예스24의 도서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오은의 옹기종기' 코너도 진행하고 있다.

5년의 공백 이었나. 시인은 '그것'이 '있었던' 자리에 머물며 '그곳'에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왕성한 활동은 시인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웃음의 대명사"로 불리며 사람들의 입방아 속에 부서지고 마모되어 사라져버린 '그', 혹은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목구멍이 붓고 있"는 '그'가 여기 있다.

오연경 문학평론가는 "오은은 말놀이의 대명사이지만 말놀이라고 알려진 어떤 시작법의 기표가 아니다. 그는 말의 사태와 존재의 사태가 하나로 모아지는 매 순간의 삶을 살아내려 애쓴다"고 평했다.

오은 지음ㅣ문학과지성사ㅣ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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