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간 조롱·수행기사에 갑질' 막나가는 기초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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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사퇴하라" 인천 서구의회 22일 긴급 간담회 예정
"의장이 개인기사처럼 일 시켰다…업무 과다로 파혼·정신과 진료"
초선 시절에도 '술 마시고 행패' 당원정지 3개월 징계받아
서구의회, 지난달에는 "이 X밥아" 동료의원 간 막말로 경찰 수사
"기초의원 품위 유지 노력 필요"…"자정능력 한계, 강력 처벌해야" 지적도

인천 서구의회. 연합뉴스인천 서구의회. 연합뉴스
인천의 한 기초의회에서 의원 간 조롱, 수행원 갑질 의혹 등이 잇따라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기초의원들의 자질 문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의장 사퇴하라" 인천 서구의회 22일 긴급 간담회 예정 


19일 인천 서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오는 22일 의원 긴급 간담회를 열어 A의장의 거취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A의장의 의장직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A의장은 최근 수행기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구설에 올랐다.
 
인천 서구의회에서 의장 수행기사로 일하는 공무원 B씨는 최근 A의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부터 공무용 차량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면서 업무시간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자신에게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A의장은 자신의 음주 후 귀가를 위해 B씨에게 번번히 초과근무 지시를 지시했다. 저녁시간대 술자리에 참석하면서 "자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다 달라"고 지시하거나 휴일에도 불러 개인 운전시가처럼 업무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B씨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3일이나 초과근무 또는 휴일근무를 했다.
 

"의장이 개인기사처럼 일 시켰다…업무 과다로 파혼·정신과 진료"


주말이나 평일 일과 이후에도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B씨는 결국 최근 약혼자와 파혼했고, 스트레스로 인한 적응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의장에게 하소연하고, 의회 사무국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의혹이 제기되자 인천 서구의회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 "A의장이 B씨에게 공식사과했고, B씨도 더 이상 갑질 의혹에 대해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서로 오해를 풀고 문제를 원만히 해결한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B씨는 A의장과 의회 사무국장 등 가해자와 상급자들이 대동한 자리에서 이뤄진 일방적 소통이었으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체 서구의회 의원들이 A의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초선 시절에도 '술 마시고 행패' 당원정지 3개월 징계받아


A의장이 구설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초선 시절인 2020년 10월에도 의회 회기 중 낮술을 마신 뒤 동료의원에게 행패를 부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A의장은 2020년 10월 21일 오후 2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의회 건물 안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심한 욕설과 막말을 했고, 일부 의원에겐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거나 물건을 차고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당시 A의장은 같은 날 오전에 열린 240회 서구의회 임시회 회의에서 차기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장 선출을 놓고 동료 의원과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이 알려지자 A의장은 "술을 마시거나 욕설을 한 사실이 없고, 동료 의원들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억울해했지만, 이를 조사한 민주당 인천시당은 "다수 의원들과 면담하는 등 진상 조사한 결과  A의원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를 중징계했다.
 

서구의회, 지난달에는 "이 X밥아" 동료의원 간 막말로 경찰 수사


인천 서구의회는 지난달에도 의원 간 막말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인천 서구의회 C(39)의원을 조사하고 있다.
 
C의원은 지난 3월 27일 오후 8시 30분쯤 부산의 한 주점에서 동료 구의원 D(52·여)씨에게 "이런 X밥아"라고 욕설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술자리에는 강범석 서구청장과 인천 서구의원 1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천 서구의원들은 2박3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의원 역량 강화 교육' 명목으로 연수를 진행 중이었다. 이 자리에 격려차 강 서구청장이 들렸는데 일부 의원들이 구청장과 다투면서 의원 간 고성과 막말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D의원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수를 마친 뒤 A의장이 의회 사무처 직원들에게 나의 동태를 파악하라며 사찰을 지시했고, C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막말 사태 직후엔 사과하더니 돌아온 뒤에는 태도가 180도 바뀌어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고간다"며 C의원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D의원은 막말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도 함께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의원 품위 유지 노력 필요"…"자정능력 한계, 강력 처벌하라" 지적도


반복되는 논란에 기초의원들이 스스로 품위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서구평화복지연대 박정환 사무처장은 "기초의회 의원들의 역량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고 있다"며 "의원들 스스로 품위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회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논평을 내 "동료 의원 막말 사건과 의장의 갑질 논란 등 서구의회의 자정능력에 한계가 드러났다"며 "사법당국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징벌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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