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제공정부와 여당이 네이버·카카오를 향해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에 비해 지는 책임이 부족하다며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연이은 압박에 표적이 된 뉴스 서비스는 댓글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고, 트렌드 추천 서비스 도입은 좌초 위기에 빠지는 등 양대 포털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여권이 최근 화력을 집중해 비판하고 있는 영역은 이른바 '실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부활 논란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이용자 개인의 구독 정보와 네이버 카페·블로그 등에서의 검색·문서 클릭 이력을 바탕으로 키워드를 추출해 추천 콘텐츠를 제시하는 '트렌드 토픽'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7월 공식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투데이 버블'이라는 이름으로 포털 다음에 제휴 뉴스 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외부 웹페이지에서 모은 누리꾼들의 관심사와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돈벌이를 위해 여론 조작과 선전 선동을 노리는 세력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하려는 것(국민의힘 포털위원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정 세력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특정 키워드로 '점령'하며 여론 조작에 악용했다는 과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려는 꼼수로 보인다"며 "네이버와 다음에 '고마워요 이재명', '힘내세요 김남국'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네이버 공식 블로그 캡처네이버·카카오는 새로 도입하려는 서비스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먼저, 두 회사 모두 과거처럼 절대적인 검색량으로 콘텐츠를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과거처럼 특정 시간대 특정 사안에 대한 검색량이 급등했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가 이를 접하게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예민하게 여기는 정치 이슈는 아예 추천 대상에서 빠졌다.
또 네이버의 경우 이용자 관심사에 따라 제각기 다른 콘텐츠가 추천되며, 오래전 콘텐츠라도 추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구조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는 정보 출처 범위를 외부 웹페이지까지 넓히고, 분석 기준 시간을 늘리고, 정보 출처의 다양성도 고려하기 때문에 소수 집단의 의도적인 검색 행위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하지만 여권에서 '여론조작, 정치 선동' 비판이 끊이지 않자, 네이버는 18일 '트렌드 토픽' 서비스 도입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와 우려를 고려해 서비스 도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현재 시범 운영 기간인 만큼 당장 운영을 중단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대신 카카오 관계자는 "투데이 버블은 유용한 정보나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주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서비스 제공 목적에 따라 운영되며, 서비스 취지에 적합한 키워드만 이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여당이 날을 세우는 또다른 요소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다. 과거부터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던 사안이지만,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 여권의 공세는 더 강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포털이 좌편향 됐다'며 알고리즘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
또 지난 14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거대 뉴스포털의 편향성·불공정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비판에 대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가짜뉴스 퇴치 TF'에서 거대 뉴스 포털의 시장지배적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 기사 배열 등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등 제도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실상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전방위 압박인 셈인데, 양대 포털은 다음달 일제히 뉴스 댓글 서비스 방식을 개편하기로 한 상태다.
연합뉴스네이버뉴스는 다음달 1일부터 댓글 모음 프로필 정보를 강화하고, 댓글 이용 제한 해제 시 댓글 이용에 관한 퀴즈 풀기 등 추가 절차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댓글 게시판 운영정책 변경을 공지했다. 카카오도 실시간 소통에 중점을 둔 댓글 서비스 사용자경험(UX)을 준비해 다음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 모두 과거부터 사회적 문제가 된 댓글의 역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지만, 정부·여당의 전방위 압박을 바라보는 IT 업계의 시각은 어수선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던 일단 '태클'부터 들어오는 유례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글로벌 업계와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지원책 없이 압박만 가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떤 이득이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