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사고 당시 응급조치 모습. 독자 제공"'살려주세요' 고함 소리가 들렸어요. 곧바로 뛰어나가서 심폐소생술을 했어요." 지난 1월 30일 오후 1시쯤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에코랜드 호텔에서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박명옥(67‧여)씨를 응급조치로 구한 강서원(49) 제과장이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박씨는 딸과 손녀와 함께 지난 1월 26일 일주일 계획으로 제주 여행을 왔다. 제주 여행 닷새째인 1월 30일 에코랜드 호텔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는 와중에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박씨는 에코랜드 호텔 갤러리 카페에서 다른 관광객들 사진을 찍어줬다. 이후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껴 의자에 앉는 과정에서 뒤로 넘어졌다. 주변에서 "살려주세요" 고함이 빗발쳤다.
갤러리 카페에서 근무하던 강서원 제과장은 박씨가 쓰러진 모습을 보고 곧바로 달려 나갔다. 이후 주변에 소방119 신고를 부탁한 뒤 박씨를 상대로 심장 마사지와 인공호흡을 반복해서 했다.
강서원 제과장은 "손님(박씨)이 숨을 안 쉬고 몸이 굳고 있었다. 심각했다. 배운 대로 손님 신발을 벗기고 온몸을 주무르며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그러다 숨이 갑자기 돌아왔다"고 말했다.
박씨가 의식을 되찾자 주변에서 "살았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씨는 곧바로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제세동기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호텔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박씨는 편지에서 "여명이 밝아오면 살아 숨 쉼에 감사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얻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펜을 들었습니다"라며 호텔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도와주세요'라는 딸과 외손녀의 울부짖음에 강 제과장님께서 입과 열손가락, 온몸으로 심폐소생술을 하셨다 합니다. 급박했던 순간을 생각하니 지금도 눈물을 앞을 가립니다"라고 적었다.
"강서원 제과장님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정부 총지배인님을 비롯해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덤으로 살아가는 여생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달려가겠습니다"라고 끝맺었다.
강서원 제과장은 "20여 년 전 군대 조교 생활 때 배웠던 응급조치가 몸에 배어있었다.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지금 손님(박씨)이 건강히 살아계셔서 오히려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