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0 대 1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한화가 6연패 사슬을 끊고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연패 기간 잠잠했던 타선이 폭발했다.
한화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8 대 3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3일 LG전 7 대 6 승리 이후 6연패를 당한 끝에 그토록 기다렸던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 김민우였다. 이날 김민우는 6이닝 6탈삼진 4사사구 1피안타 1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1실점도 수비 실책에 의한 비자책점이었다.
여기에 타선이 폭발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한화는 0 대 1로 끌려가던 7회초에만 무려 8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사실 한화가 6연패 동안 얻은 점수가 겨우 8개뿐이었다. 경기 평균 1점을 겨우 넘는 득점력으로 이길 리 만무했다. 그런데 이날 1이닝에만 8점을 터뜨린 것이다.
한화는 6회까지 기회가 여러 번 왔지만 살리지 못했다. 1회초 선두 타자 이원석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도루 실패로 횡사한 뒤 정은원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으나 후속타가 불발했다.
4회와 6회가 아쉬웠다. 4회 한화는 1사 만루 절호의 찬스가 왔지만 노수광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고, 6회 1사 1, 2루에서도 문현빈이 2루수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7회초 변비 야구가 풀렸다. 오선진, 노수광의 연속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나왔고, 1사 1, 2루에서 정은원이 상대 좌완 불펜 이병헌으로부터 깨끗한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화 선수들이 승리 후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막혔던 혈이 뚫리자 한화 타선은 봇물이 터졌다. 상대 투수 정철원의 폭투로 2 대 1,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노시환의 적시타와 도루에 이어 김인환의 볼넷과 최재훈의 적시타, 문현빈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6점을 더 뽑아내 승기를 굳혔다.
동점타를 날린 정은원은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정은원은 "6연패 동안 8점을 냈는데 오늘 7회만 8점을 냈다"는 취재진의 말에 "드디어 막혔던 게 뚫렸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팀은 물론 본인도 타격이 살아나지 않았다. 정은원은 4월 타율 2할7리(87타수 18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전날 안타를 날린 데 이어 이날 3안타가 폭발했다. 이에 정은원은 "(LG에서 이적해온) 채은성 형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조언해줬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도 4월까지 좋지 않았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은원은 지난해도 4월까지 타율 2할1푼3리에 불과했지만 이후 반등해 시즌 타율을 2할7푼4리까지 끌어올렸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경기 후 "7회 타자들이 시범 경기 때 보여준 응집력 있는 타격을 펼치며 빅 이닝을 완성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잠자던 한화 타선이 정은원 등 선수들의 각성으로 뜨겁게 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