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선별장에 쌓인 일회용품. 연합뉴스우리 국민이 작년 한 해 배출한 일회용품 폐기물은 70만 3327톤. 1인당 하루 37.32g을 배출한 셈이다. 이 중 얼마나 재활용되고 있을까?
환경부는 지난 27일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일회용품 폐기물량을 측정해 공개했다. 1인당 하루 37.32g, 1년이면 13kg이 넘는 양이다.
주로 배출되는 일회용품은 종이컵·광고선전물 등 폐종이류가 49%, 접시와 용기 등 폐합성수지류가 4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젓가락과 이쑤시개 등 폐목재류는 8.5%, 접시·컵 등 폐금속류가 1.5%다.
가정의 일회용품 배출은 37.6%이며 시장·상가나 업무시설, 음식점, 숙박업소 등 비가정부문의 일회용품 배출이 62.4%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같은 일회용품의 상당수가 종량제 봉투에 혼합된 채 배출된다는 것이다. 종량제에 혼합 배출되는 일회용품량이 1인당 하루 평균 25.53으로 재활용 분리배출 되는 11.79g의 2배 이상이다.
2020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대비 처리비중. 환경부·한국환경공단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제공
종량제 혼합배출 시 실질적으로 재활용되는 양(순환이용률)은 8%에 불과하다. 재활용 가능자원을 분리배출한 경우 순환이용률이 73.7%에 달하는 것과 비교된다. 종이컵과 일회용 접시 등을 씻지 않고 그대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태우거나 그대로 땅에 묻는 수밖에 없다.
특히 조사기간인 2021~2022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종량제봉투에 버려진 일회용품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종량제에 혼합배출된 폐합성수지류는 5년 전 53.16g에서 93.3g으로 늘었고, 물티슈류(10.59→22.49g), 마스크류(4.71g) 등 코로나19 방역 관련 용품의 혼합 폐기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환경부는 1회용품의 경량화와 재질·색상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재활용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장의 접객방식 변경과 국민 인식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선 더 급진적인 일회용품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실제로 EU(유럽연합)의 경우 2019년 이미 일부 일회용품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고 생산자 책임을 강화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폈다. 지난해 1월부터는 면봉과 식기류, 컵, 접시, 빨대, 각종 뚜껑과 마개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과 판매를 역내에서 완전히 금지했다.
또 패트병에 대한 재활용·회수율 목표를 2025년까지 77%, 2029년까지 90%로 정하는 등 품목별로 구체적인 순환이용 계획을 세웠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생산자책임확대(EPR) 제도를 적용해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와 운송, 재활용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의무적으로 분담하도록 했다.
환경 유관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조치가 무르고 자주 후퇴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EU처럼 생산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보증금 반환제도 등 소비자에 대한 유인책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