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박정아. 연합뉴스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최하위 탈출을 위해 통크게 지갑을 열었다.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토종 에이스 박정아(30·187cm)를 영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7일 "박정아와 3년 총액은 23억2500만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에 잔류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받은 여자부 보수 상한선인 7억7500만 원과 같은 금액이고, 세부 내용은 연봉 4억7500만 원, 옵션 3억 원이다.
박정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주장이자 V리그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꼽히는 선수다. 2011-2012시즌 IBK기업은행의 신생팀 우선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고, 2016-2017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통산 12시즌 동안 351경기에 출전해 5269점, 공격 성공률 36.76%의 성적을 거뒀다. V리그에서 통산 5000점을 돌파한 선수는 박정아를 포함해 5명뿐이다.
올 시즌에는 정규 리그 32경기 526점, 공격성공률 35.59%로 활약했다. 봄 배구 무대에서 역시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박정아는 "배구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구단에서도 좋은 제안을 주셔서 매우 감사하며, AI페퍼스가 성장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페퍼저축은행 제공추가로 페퍼저축은행은 KGC인삼공사 소속이었던 또 다른 FA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31)를 영입했다. 연간 1억 원(연봉9000만 원, 옵션 1000만 원)에 3년, 총 3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채선아는 "가치를 인정해주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오프시즌 준비 잘해서 팀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내부 FA 선수와도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이한비(27)와 3년 총 10억6000만 원(연봉 8억 원, 옵션2억6000만 원), 오지영(35)과 3년 총 10억 원(연봉 7억 원, 옵션 3억 원)에 사인했다. 전력 보강에 집토끼 단속까지 해내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한비는 "제 인생에 있어 또 한번의 기회인 것 같고, 팀이 더욱 발전해 갈 수 있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지영은 "마지막 FA가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좋은 조건으로 잔류하도록 신경 써주신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면서 "팀이 더 높은 곳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 후배들을 잘 이끌고, 보다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1-2022시즌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은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미국 브라운대학교 배구팀 출신 아헨 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전력 보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아헨 킴 신임 감독은 "박정아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최종적으로 팀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오지영과 이한비의 잔류도 팀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채선아가 합류하면서 베테랑으로서 리더십을 더하고 팀의 볼 컨트롤 능력을 강화 시킬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