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의원은 5일 순천시의회와 함께 국회에서 선거구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병철 의원실 제공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남 동부권 선거구 개편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순천지역 여야 입지자들 모두 해룡면 정상화 등 순천 선거구 단독분구에 입을 모으고 있지만 기초의회는 오히려 국회의원의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더욱이 당적이 아닌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기초의회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다수당 현직 국회의원에 치우치면서 오히려 해당 의원을 '속좁은' 정치인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이세은 순천시의원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순천시의회는 소병철 의원의 부하가 아니다"며 "순천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을 소 의원 들러리로 만드는 행태에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순천시의회가 진행한 '해룡면 선거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 민주당 소속인 소 의원만 참석하게 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 의원은 "애초 지난달 31일 시의회 정홍준 위원장이 선거구 정상화 문제는 여야 모두와 관련된 문제로,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해당 일정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정 위원장은 차후 말을 바꿔 시의회 행사에 소 의원과 천 위원장 모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전한 뒤 정작 행사 당일 소 의원은 행사에 참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만 참석시키는 것 자체는 물론 그 과정도 기만적이었다는 게 이 의원의 입장이다.
소 의원과 천 위원장 모두 내년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의회 다수당의 독단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순천시의회는 비례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20명, 진보당과 무소속 각각 2명, 국민의힘 1명으로 구성됐다.
천 위원장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소 의원과 얼마든지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온 것과 대조되는 상황으로, 시민을 위한 선거구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이 도리어 여야 갈등을 부추기는 행사로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소 의원은 지역위원장으로서 공천파동을 겪었던 지난 지방선거 전까지 재선을 자신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이번 논란은 최근 당대표 선거를 거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은 천 위원장을 이제는 소 의원이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순천시는 분구 대상 인구 상한선을 넘어 단독 2개 선거구를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여야 막판 협상에 의해 해룡면만 분리시켜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을'이라는 어색한 선거구로 개편해 지역민의 원성을 샀다.
당시 전략공천을 받으며 순천시 선거구 분구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는 민주당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올바른 순천 선거구 단독분구'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