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분위기가 좋지 않다.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나오면 '국민정당'으로서 던지는 강한 메시지가 있을 거다"
4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총선 승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험지'로 알려진 경기도에서 4선을 지낸 김 의원은 인터뷰 내내 당 지지율과 수도권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이후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수도권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중도층과 2030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수도권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 등의 연이은 설화로 흔들리는 당 지지율에 대한 고민도 읽혔다. 김 의원은 "개인의 일탈이지 우리 당 의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당정일체' 기류 속 원내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는 "소통과 토론을 통해 민심을 전달하고 절충점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당정일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원내대표 김학용'으로서 본인만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 풍부한 의정경험과 협상력을 들 수 있다. 28살에 국회 비서관으로 들어와 지방의원 3번, 국회의원 4번을 거치며 수많은 풍랑을 헤쳐 왔다. 맡은 일마다 깔끔하게 처리하는 협상력도 강점이다. 국회 선진화법 도입 전 예산안 처리 때마다 매일 몸싸움이 벌어지던 시절, 당시 민주당 최재성 간사와의 협상에서 백지에 볼펜 하나를 던졌다. "사인해 줄 테니 최 간사 하고 싶은 거 다 하시라. 나는 공천 못 받고 국회의원 안 하면 된다"고 초강수를 낸 거다. 결국 예산안 합의처리를 이끌었다. 정개특위 간사와 국방위원장을 맡으면서도 깔끔한 일처리로 평가받았다. '김학용이 맡으면 다르다'는 것을 원내대표가 되고도 보여주고 싶다.
- 출마 선언에서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사령탑의 환상의 조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도권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도 했는데, 수도권 총선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다. 캐스팅보트인 중도층과 2030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수도권 총선 승리가 불투명하다. 수도권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할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도권 민심을 좌우하는 1기 신도시 리모델링과 GTX 등의 민감한 지역 현안에 대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인과 해결책은 뭐라고 보나?=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근로시간 개편제, 그리고 정부와 국가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한일정상회담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또한 당내 극우 발언이 합리적인 중도층을 실망시킨 부분도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따뜻한 보수, 역사 앞에 당당한 보수, 3대 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만들어 간다면 민심이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 4‧3사건, 5‧18 등과 등과 관련한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당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의 일탈이지 우리 당 의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당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수반될 것이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중도층 민심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하겠다.
- 양곡관리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됐다. 향후 쟁점법안에 대한 거부권이 다시 예상되기도 하는데 거대 야당의 협상 전략은?= 양곡관리법은 초과 공급된 쌀을 정부가 무제한으로 사들이면서 시장 균형이 깨지고 영세 농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악법 중 악법이다. 현재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 거부권이 맞다. 거대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독선 행태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국민께 호소하고 끈질기게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한다.
- 당정일체 기류 속에 원내대표의 협상 재량권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물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건 당정일체가 맞다. 하지만 방향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의원들의 생각과 민심을 전해 절충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당정일체다. 오히려 치열한 토론과 가감 없는 소통을 통해 최상의 안을 도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당정일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