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오는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과 윤재옥 의원(3선‧대구 달서 을)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선거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모이고 있지만, "당이 위기인데, 내부에서 이를 못 느끼는 상황"(윤상현 의원)이란 회의론도 나온다.
우선 지역 구도와 이력 등에서 각기 강점을 내세운 두 후보는 양자구도를 이루고 있다.
4일 오전 먼저 기자회견을 연 김 의원은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며 "영남권 당 대표와 수도권 원내 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기현 대표가 약속한 '당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귀한' 수도권 의원으로서 자신의 지역적 입지를 총선 승리에 십분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경기도의원으로 3선, 수도권 국회의원으로 4선 의원을 한 이력을 강조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정치를 해와 의원님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현재 수도권 의석이 121석이고, 또 늘어나게 되는데, 김학용이 원내대표가 된다면 국민이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집권당이 국민정당의 모양새를 갖췄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어 이날 오후 출마 선언을 한 윤 의원은 20대 국회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 아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드루킹 특검'을 성사시킨 협상력과,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끈 상황실장으로서 전략 능력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성사된 특검을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는 한편 대선 당시에도 "24시간 당사 야전침대에서 숙식하며 선거 상황을 챙겼다. 실무진들의 보고와 건의 하나하나를 직접 챙겼고, 후보에게 직언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자신의 약점으로도 꼽히는 '지역 안배론'에 대한 반박으로 삼았다. 윤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그러면서도 MZ세대와 중도층의 지지에 대한 민감성이나 최근 당내 극우적 발언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지극히 상식적 얘기지만, 20‧30세대를 위해 자리든 예산이든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국민의힘에 손해가 될지도 모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개혁 입법을 우리 당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고, 윤 의원 역시 "중도층, 지역적으론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 지역, 어렵고 소외된 분들, 미래세대와 MZ세대를 상대로 진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현장을 찾아가고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일부 인사의 역사 인식 등 논란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는 데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최소한 원내에서 그런 말이 안 나오게끔 하겠다"고 말했고, 윤 의원 역시 "우리 당의 사회적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원님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와 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원내지도부가 출범해 김기현 대표 체제의 마지막 인선 퍼즐을 맞추고, 이를 발판 삼아 지지율 반등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낙관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당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날 4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간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우리 당과 20·30세대, 중도층이 많이 멀어졌다. 당이 위기인데 내부에서 그 위기를 못 느끼는 상황"이라며 "출마에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