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날씨와 맞물려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인 4월에도 인상적인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는다.
달달한 로맨스와 코미디, 드라마, 호러물이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한다.
영화 '낭만적 공장' 포스터. 크랭크업필름 제공
심희섭과 전혜진이 따뜻한 봄날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인다. 4월 개봉을 앞둔 영화 '낭만적 공장'은 심장을 다친 남자와 가슴이 멍든 여자가 우연한 만남 속에 서로의 운명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경기 중 부상으로 축구 선수의 꿈을 접고 경비로 일하게 된 '복서'는 출근 첫날 새로운 직장에서 반가운 얼굴과 재회한다. 바로 부둣가에서 처음 발견한 순간부터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은 '복희'. 그런 '복서'와 달리 '복희'는 일면식만 있는 자신을 향한 '복서'의 살가운 관심이 어색하다.
선을 긋는 '복희'의 냉정한 태도에도 성실하게 다가오는 '복서'의 꾸밈없는 진심에 어느새 '복희'도 스며들기 시작한다. 가로등 불빛 아래 나란히 계단에 앉은 심야의 데이트, 공터에서 스쿠터를 배우는 등 '복서'와 함께하는 '복희'의 얼굴에서 앞서 경계심으로 굳어 있던 것과 달리 한층 편안하게 풀어지고 환하게 웃음 짓는 밝은 표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심희섭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공장 경비 신참으로 들어가는 복서 역을, 공장 경비반장의 아내이자 빛나는 미모를 지닌 복희 역을 전혜진이 맡았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 '선샤인 러브'를 연출한 조은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에어' 포스터. 워너버러더스 코리아 제공할리우드 명작 대표 배우 멧 데이먼이 전설적인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을 발굴해 '나이키 에어 조던'이라는 세기에 남을 마케팅 신화를 일궈내는 게임체인저로 돌아왔다.
'에어'는 1984년, 업계 꼴찌 나이키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NBA 신인 선수였던 마이클 조던에게 모든 것을 걸었던 게임체인저의 드라마틱한 성공 전략을 그린 영화다.
배우이자 영화감독, 각본까지 쓰는 팔방미인 벤 애플렉이 감독을, 명작 '굿 윌 헌팅'에서부터 밴 애플렉과 인연을 쌓으며 한국 관객들로부터 '훈남 배우'이자 본 시리즈의 강렬한 액션 배우로 꼽히는 맷 데이먼이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로 분해 강단 있는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소니 바카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NBA 신인 선수 마이클 조던과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핵심 인물로 맷 데이먼 특유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력이 더해져 호기심을 끌어올린다. 감독을 맡은 밴 에플은 브랜드 혁신을 꿈꾸는 나이키의 창립자 '필 나이트' 역을 맡아 개성 넘치는 매력을 선보인다.
최근 극장가에 농구 바람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장항준 감독이 4월 5일 선보이는 '리바운드'에 이어 불멸의 '에어 조던'을 탄생시킨 백그라운드 스토리 '에어'까지 팬들에게 땀내나는 오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렌필드'.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한 때 '케서방'으로 불리며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호러 코미디로 돌아온다.
오는 4월 19일 개봉하는 '렌필드'는 불멸의 '꼰대' 직장상사 '드라큘라'에게 취업사기를 당해 슈퍼 을(乙) 종신계약에 묶인 직속비서 '렌필드'의 퇴사를 향한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청불 코미디 킬링 액션극이다.
헤아릴 수 없이 깊은 다크서클과 공허한 눈빛의 니콜라스 홀트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꼰대 상사 '드라큘라'의 밤낮없는 시중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그는 퇴사 없는 드라큘라의 직속비서 '렌필드'로 분해 눈물 겨운 고군분투기를 예고한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면 무엇이든 잡아먹겠다는 듯 이글거리는 눈빛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불멸의 꼰대 직장상사 '드라큘라'로 분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공감 가능한 직장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드라큘라'와 그의 직속비서 '렌필드'란 캐릭터로 대변해 유머러스함을 더할 예정. 여기에 매 작품 독보적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아콰피나까지 합세해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단지' 포스터.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동심 파괴' 문제작 '곰돌이 푸: 피와 꿀'이 봄부터 피를 뿌리는 호러물로 관객들을 공포로 안내한다.
1962년 출간된 A.A. 밀른의 동화 원작 '곰돌이 푸'를 무섭게 비튼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어릴 적 함께 했던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버림받은 곰돌이 '푸'와 '피글렛'이 복수를 위해 피비린내 나는 인간 사냥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크리스토퍼'에 의해 숲 속에 버려진 곰돌이 '푸'와 '피글렛'이 피범벅 연쇄 살인광으로 변한다는 설정만으로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오는 4월 국내 개봉에 앞서 멕시코, 북미, 호주, 터키 등 해외에서 공개된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제작비 대비 무려 50배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국의 시인 겸 평론가이자 극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인 T.S. 엘리엇의 장편시 '황무지'(The Waste Land) 첫 시절에 등장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의 시상이 떠오른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작가는 겨울보다 봄이 더 좋았다는 은유와 비유를 통해 봄은 생명을 틔워 시끄럽게하고 욕망으로 혼란스럽다고 역설한다.
'위니 더 푸' 원작자인 A. A. 밀른과 월트디즈니가 동심 파괴를 이유로 결코 허락하지 않았을 이 캐릭터의 기괴한 변신은 지난해 1월 저작권이 소멸되며 변곡점을 맞았다.
잔혹함에 관객들은 우리들의 기억 속 귀엽고 다정한 '푸'와 '피글렛'의 모습을 그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해외 리뷰에서는 잔혹한 살인마 설정 이외에 볼 것이 없다는 극단적인 평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주 전쟁: 몬스터헌터' '던전 드래곤'을 연출한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가 감독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