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황진환 기자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업과 가정 부문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자 정부가 '하루 1킬로와트시(kWh) 줄이기' 등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을 제안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범부처 에너지 효율 혁신 협의회를 열고 저소비·고효율 에너지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에너지 소비는 전년에 비해 1.5%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산업과 수송 부문에서는 각각 3.3%와 0.6%씩 줄었으나 상업과 가정 부문에서는 4.4%와 1.9%씩 증가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0월 요금인상 뒤 상업·가정 부문의 에너지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하루 1kWh 줄이기를 제안했다. 전국 2천만 가구가 매일 1kWh씩 줄이면 2천만kWh의 에너지가 절약되고, 월 30kWh를 줄이면 4인 가구 기준 한 달에 7530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손쉬운 실천방법을 제시했다. 사용하지 않는 조명을 끄고 플러그를 뽑으면 하루 0.6kWh, LED 등 고효율 조명 사용으로 하루 0.5kWh, 냉장실 50% 비우기로 하루 0.3kWh, 효율 1등급제품 사용으로 하루 1.1k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또 패션·유통업계와 협업을 통해 다가오는 여름철에 '플로티룩' 착용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얇고 가벼운 옷차림을 뜻하는 플로티룩이 에너지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부처별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에너지 절약 홍보를 실시하고, 지자체 평가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에너지 절감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가리 위해 오는 7월부터 알뜰교통카드 최대 지원횟수를 월 44회에서 60회로 늘리고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환경프로그램 개발과 공공부문의 그린리모델링 의무화 단계적 적용 등 건물 효율화,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구축, 가축분뇨를 활용한 화석연료 대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창양 장관은 "무역수지와 물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해 전 부문의 근본적인 저소비 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