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9월 20일 오전 12시 50분 전주시 금암동의 한 파출소에서 홀로 근무하던 백선기(당시 54) 경사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 경사를 살해한 피의자는 21년 동안 잡히지 않고 있다. 최근 경찰이 사건 발생 당시 백 경사가 무장하고 있었던 38권총을 타지역에서 확보했다. 경찰은 백 경사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 가운데 한 명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북경찰청 추모의 벽에 있는 백 경사의 모습. 송승민 기자21년 만에 실마리가 풀린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재판에서 피고인인 이승만(52)과 이정학(51) 모두 "권총으로 피해자를 숨지게 한 이는 자신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재판 결과 총을 쏜 것으로 판단된 이승만은 무기징역을, 공범인 이정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중 사실관계를 두고 첨예한 다툼을 벌인 이들 사이에서 현직 경찰관이 파출소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장기미제사건인 백 경사 살인사건이 튀어나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4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승만 측 변호인은 "이승만이 권총으로 제압하기로 했다거나 이승만이 권총을 들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11월 28일 재판에서는 이정학이 "세 발의 총성을 듣고 차를 움직인 뒤 내려서 현금 가방을 실었다"며 "자신은 총기를 다룰 줄 모르고 당시에 총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마찬가지로 권총을 발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병역을 마친 이승만이 총기 사용에 더욱 능숙했을 것으로 보고 이승만에게 무기징역을 이정학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지난 2001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현장 검증 모습. 연합뉴스 재판 과정에서 첨예하게 다툰 이 둘 사이에 새로운 장기미제사건이 등장했다. 21년 전인 2002년 9월 20일 전북 전주시 금암동의 한 파출소에서 발생한 백선기(당시 54) 경사 피살 미제사건이 그것이다.
최근 경찰은 한 제보를 받고 수색해 백 경사의 38구경 권총을 발견했다. 제보의 주인공은 바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승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내용은 "전주 파출소 백 경사 피살 사건 범인으로부터 총을 건네받아 대신 숨겨줬다"인데, 백경사 살인 사건의 범인이 바로 자신과 공범인 이정학이라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3일 이승만이 거처로 쓰며 "권총을 숨겼다"는 울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권총을 확보했다. 21년 만에 백 경사 살인사건의 단초가 열리자 경찰은 전문 수사 인력 47명으로 구성된 특별 수사팀을 편성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경찰은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접견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강황수 청장은 "현장에서 근무하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동료 의식을 느끼고 그분의 한과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며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세밀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당시 사건이 벌어진 파출소 모습. 연합뉴스 한편, '백 경사 살인 사건'은 지난 2002년 9월 20일 자정쯤 전주시 금암동의 한 파출소에서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가 신원 불상자에게 흉기로 수 차례 찔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은 백 경사가 소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 4발, 공포탄 1발을 가져갔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은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지난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옛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서 은행 직원을 살해하고 3억 원이 든 현금 가방을 탈취해 도주한 사건이다. 이들은 2022년 8월 25일 사건 발생 7553일 만에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이승만은 무기징역을 이정학은 징역 20년을 1심에서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