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향해 인사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연합뉴스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후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지며 '그들만의 리그'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에 일반 국민의 참여를 배제하도록 설계된 당원 100% 룰 변경에,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로 집중되는 흐름이 집권여당 최대의 축제를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막판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국민들의 전당대회 주목도는 검색량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1일 CBS노컷뉴스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난달 당 대표 후보들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네 주자의 검색량 총합은 지난달 7일 최대치(177)를 찍었다.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실의 '윤안연대'에 대한 불쾌감 표시에 하루 동안 잠행을 했던 시기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컷오프를 지나며 네 후보들의 검색량은 나날이 하향곡선이다.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 지역의 합동연설회가 진행된 지난달 28일 이들의 검색량 총합은 최저치(41)로 3주 전에 비해 4배 이상 급감했다.
같은 시기 아들의 학교폭력으로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사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며, 여당 당권 향배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상대적으로 더 국민 관심도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당대회 흥행 문제는 지난해 말 경선 룰 변경 당시부터 우려돼 왔던 문제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7대3으로 반영하는 경선 방식을 준용해왔지만,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원 투표 100%로 룰이 변경됐다.
지도부는 책임당원 수가 84만명으로 급증해 선거인단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적을 것이라며 룰 변경의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일반 여론을 배제한 룰 변경은 투표권이 없는 국민들의 관심도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과거 각종 조사에서 일반 여론의 지지율이 높았던 다수의 후보들을 찍어내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민심과 역행한다"는 우려까지 불가피하게 제기된다.
민생 정책과 동떨어진 채 네거티브 일변도로 흘러가는 전당대회 기류도 여당 전당대회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경쟁자들의 공세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장예찬 후보의 '웹소설' 논란에 급기야 윤리위 제소까지 등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이날도 김 후보에 대한 공세는 이어졌다.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 등에 대해 경쟁 후보들은 "공갈연대(안철수 후보)", "사퇴하라(황교안 후보)", "3차 가해(천하람 후보)"라고 각각 공세를 폈다. 김 후보는 "훌륭한 선수는 남을 뒤에서 끌어당기지 않고 본인 실력으로 달려나간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기인 후보는 장 후보가 쓴 웹소설에서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대해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장 후보는 "선거에서 정당하게 이길 자신이 없으니 (이준석 전 대표가) 아바타를 시켜서 윤리위에 제소하는 것"이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후보들의 네거티브전이 날로 거칠어지면서 전대 이후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달 17일 당 상임고문단은 지도부에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여론조사는 없지만 오히려 당원들의 관심도가 높아서 지난 전당대회에 비해 투표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추후 봉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