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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껑충' 뛴 수도권 아파트…집값 '바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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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달 서울·인천 아파트 매매건수 1천건 돌파…경기는 4천건 넘겨
수도권 아파트값 지난해 말부터 하락폭 줄고 매수심리도 개선
"역대급 거래절벽에 대한 기저효과…거래량 평년 수준 하회"
"'바닥론' 시기상조이지만 작년 말 같은 '급매장' 다시 올 가능성 제한적"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NOCUTBIZ

급격한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역대급 거래절벽'이 계속되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급매 거래가 이어지고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시장의 아파트 매매건수가 동시 다발적으로 증가하며 시장 일각에서는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급 거래절벽을 기록했던 전월 통계에 대한 기저효과 수준이고 평년 거래량과 비교하면 늘어난 거래량을 '시장 정상화'의 신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지난해 말처럼 저가 매물이 쌓이고, 그에 따른 추가 집값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6647건으로 전월(4882건)보다 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220건, 경기는 1163건, 인천은 4264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1천건, 인천이 4천건의 아파트 거래 건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값 하락세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3일 기준) 서울(-0.31%→-0.28%)과 경기(-0.75%→-0.64%), 인천(-0.51%→-0.39%) 등 수도권은 모두 전주보다 하락폭을 줄였다. 지난해 말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을 담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뒤 서울 아파트값은 1월 마지막주까지 5주 연속 하락폭을 줄여오다 지난주 다시 하락폭을 키웠지만 이번주 다시 낙폭이 줄었다.

매수심리를 의미하는 매매수급지수도 다시 개선됐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월 마지막주까지 5주 연속 상승하다 지난주 악화됐는데 이번주 66.4를 기록하며 전주(66.0)보다 소폭 개선됐다. 인천(68.2→68.8)과 경기(67.7→69.5)도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가 60대인 것은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이지만 지수가 소폭 오른 것은 전주보다 이번주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수요 지표로 꼽히는 전세값과 전세수급지수도 개선됐다. 서울(-0.95%→-0.91%)과 경기(-1.16%→-1.07%), 인천(-0.87%→-0.85%) 모두 전셋값 하락폭이 줄었다.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도 소폭 개선(63.0→63.5)됐다.

가격지표와 매수심리지표, 거래량 모두 기지개를 펴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수도권 집값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바닥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거래량이 증가한 건슬 사실이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거래 정상화에 따른 시장 정상화를 말할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2020년 1월(3만1673건)과 2021년 1월(2만9562건)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6647건)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바닥은 지나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의 거래 수준으로 봤을 때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상반기 전후로 지난해 거래량(29만8천건)의 70% 안팎을 기록할 만큼 거래가 이뤄지고 급매물이 사라지기 직전이 바닥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1월 아파트 거래가 늘었지만 매수세가 본격 회복됐다고 해석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급매물 소진 후 시세 하한가가 소폭 오를 수 있겠지만,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면서 가격 반등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미분양 증가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도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유보하게 만드는 이유다.

직방 빅데이터랩 하영진 랩장은 "주택시장의 중요한 악재라고 여겨졌던 금리와 관련해 최근 매도자들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낙폭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가 종전처럼 급등하진 않더라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다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급매물이 소화된 후 추격매수가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어서 추세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장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말처럼 시장에 급매물이 쌓이며 집값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김규정 소장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은 크지만 기준금리의 끝이 어느정도 보이기 시작하며 금리와 관련된 불안요소가 줄었고, 서둘러서 처분해야하는 매물들은 어느정도 소화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처럼 급매물이 쏟아지며 가격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 가격 격차는 벌어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차이가 좁혀지면서 낙폭을 줄여가고 바닥을 확인하는 상황이 상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은행 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은 "최근 급매물 소진은 거래에 따른 매물 감소도 일부분 있겠지만 매도자들의 매물철회에 따른 감소가 비중으로 따지자면 더 커 보인다"며 "실수요자를 포함해 바닥을 예측해 집을 매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여력이 있다면 아직까지 급매가 나오고 있고 주택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내집마련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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