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전당대회 초반, 당 대표 선거에 나서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를 천하람 후보가 파고들며 판세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천 후보가 전체 민심에서 양강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결과까지 나타나면서 2년 새 급증한 당원들의 '동원되지 않는 표'가 어느 후보를 향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결선투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6일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3003명 중 국민의힘 지지자 1387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6%포인트)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기현 후보(41.2%)가 1위를 차지하고, 안철수 후보(24.6%), 천하람 후보(13.4%), 황교안 후보(12.6%)가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사 대상을 전체 3003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으로 넓히면 1위는 천 후보(24.1%)로 바뀌고, 안 후보(23.5%), 김 후보(22.1%), 황 후보(8.1%)가 뒤를 따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무선전화 100% 무작위추출(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응답률은 3.2%다.
김 후보가 선두에 서고 안 후보가 뒤를 잇는 지지층 여론과는 달리, 전체 민심에선 오차범위를 감안하더라도 천 후보가 김 후보, 안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선거운동 초반 '양강구도'를 파고드는 천 후보의 바람이 예상보다 더 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민심을 바탕으로 한 천 후보의 원심력이 '조직선거' 영향력이 약해진 당내 여론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헌 개정으로 일반 국민여론조사를 배제한 100% 당원의 표만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하지만, 그렇다고 '조직선거'가 원활한 상황은 아니란 평가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의 경우 다른 사안에서 이른바 '오더'가 내려오더라도 당원들의 투표율이 30%, 득표율이 60%도 안 된다. 당원들에게 어떤 주문된 사안을 따르도록 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지난 2년 사이 당원 수가 급증하고, 선거인단의 세부 구성이 변한 점이 변수다. 2021년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됐을 당시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책임당원 28만 명을 포함한 33만 명이었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선 책임당원 78만여 명을 비롯해 84만 명에 달한다. 50만 명이 넘게 늘어난 것이다.
또, 당시엔 TK 지역 선거인단이 약 9만 2천 명, PK 지역이 7만 6천 명으로 영남권 유권자들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영남권이 39.67%로 절반을 밑돈다. 수도권(37.7%)과도 비슷한 규모다. 당심의 향방을 예단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당내 한 관계자는 "ARS 투표는 물론 모바일 투표 시스템 '케이보팅'이 도입되면서 원내·외 당협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당원들의 여론을 주도하는 이른바 조직선거는 사실상 옛말이 됐다"며 "당원들이 보도채널, 유튜브 등을 통해 이미 개별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줄 세우기'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세론'이 약해지고 3‧8 전당대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은 당 대표 후보가 나오지 않아 결국 결선투표로 간다면, 판세는 더욱 혼란해진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처럼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했다면 천 후보가 될 수도 있었던 것 아니겠냐"며 "지금으로선 김 후보와 안 후보가 결선투표에 갈 가능성이 높겠지만, 거기서도 당원들은 맹목적으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