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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잦아들었지만…고향에 못가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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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체스 선수 사라 카뎀. 연합뉴스이란 체스 선수 사라 카뎀.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이른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히잡을 벗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유명 인사들은 여전히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국제 체스대회에 출전했던 이란인 체스 선수 사라 카뎀(25)은 현재 스페인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카뎀은 지난해 12월 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체스연맹(FIDE) 주최 '세계 래피드&블리즈 체스 챔피언십' 경기에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출전했다.
 
당시 카뎀이 히잡 없이 경기에 임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체스 선수 중 하나였던 사라 카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히잡을 쓰지 않은 채 토너먼트에 참여하기로 했을 때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 건지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다"며 "체포 영장이 기다리고 있어 이란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남편과 한 살배가 아들과 함께 스페인 남부에 머물고 있다. 
 
카뎀의 가족들은 BBC에 인터뷰 기사에 그녀의 정확한 위치가 노출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스페인 남부가 이란에서 수천 마일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불안했던 것이다. 
 
이란 여성들은 해외에서도 공공장소에서는 히잡을 써야한다. 
 
히잡을 쓰고 테헤란 시내를 걷는 이란 여성. 연합뉴스히잡을 쓰고 테헤란 시내를 걷는 이란 여성.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 경찰에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일부 이란 여성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 참가했던 엘나즈 레카비(33)도 히잡 없이 경기를 치렀던 선수중 하나이다. 
 
이로인해 레카비는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레카비 가족이 살던 집이 철거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레카비는 귀국 직후 "히잡 미착용은 단순 실수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카뎀은 "이란 거리에서 여성들과 소녀들이 목숨을 걸고 희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히잡 미착용'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8살부터 체스를 해왔던 카뎀이 이란 정부에 반기를 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테헤란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격추돼 176명이 사망했을 때 카뎀은 SNS에 "국가대표팀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해당 글이 정치적인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자필 서명을 통해 정부에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여권은 압수당했고, 카뎀은 여기서 자신의 경력이 끝났다고 느꼈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 말미에 "히잡 미착용으로 삶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저는 운동가도 아니고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있지 않아 스스로 정치적이라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이란의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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