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 국립심포니 제공 "'한국의 음악적 초상'이 담긴 음반을 발매하고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만의 '소리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국립심포니) 다비트 라일란트(44) 예술감독이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라일란트는 "2024년 말쯤 한국의 음악적 초상을 담은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 한국 음악사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국립심포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이상으로 시작해서 오늘날 가장 명망있는 작곡가인 진은숙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발굴하고 조명해야 마땅한 작곡가나 작품이 있다면 이들을 통시적으로 묶어 하나의 '한국 악파'로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미주 등에서 한국 작곡가의 역량과 창조력이 인정받고 있다. 이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이 국립심포니의 책무"라며 "음악사에 한국이 어떻게 기여했는자를 음반을 통해 정리하고 서양에 한국 음악의 위상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벨기에 출신인 라일란트는 지휘자 겸 작곡가다. 2018년부터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로잔 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잊혀진 작곡가 발굴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2016년 뮌헨 방송 교향악단과 뱅자맹 고다르 관현악 작품집을, 2018년에는 리에주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앨버트 휴이브레츠의 작품 전체를 녹음했다.
"한국 음악의 문화적 뿌리는 손상되지 않고 순수한 상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 문화 전반의 성과가 작곡에서도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국립심포니 제공 국립심포니는 지난해 113회 공연했다.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 등 예술의전당 상주단체 공연 60회, 정기연주회 8회, 지방공연 30회 등이다. 5일에 한 번 꼴로 연주한 셈이다.
반면 단원(정원 100명)은 78명에 불과한 상황. 최정숙 국립심포니 대표이사는 "올해 6월 수석과 단원을 포함한 16명을 증원 및 충원할 계획이다. 단원의 피로도를 낮추고 개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최상의 오케스트라로 관객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립심포니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세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라일란트는 "명확한 소리의 전통을 가진 오케스트라가 될 수 있도록 기초작업부터 시작해 질을 개선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근차근 과정을 밟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립심포니의 장점은 현악 파트다. 현의 경쟁력에 걸맞게 관악 파트의 수준을 끌어올려 오케스트라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