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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지진 피해…살아 남아도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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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망자,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수도" 전망
살아 남아도 생필품 부족에 비닐봉지로 풍찬노숙
구호품 도착 지연…약탈·방화·총격 등 치안 불안도

2월 12일(현지시간) 지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 하타이주 주민들이 실종된 가족들 수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2월 12일(현지시간) 지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 하타이주 주민들이 실종된 가족들 수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사망자가 3만명을 넘은 가운데 유엔 측은 지금보다 2배 이상 사망자가 많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 골든타임이 상당히 지난 상황에서도 간간이 기적같은 구조 소식이 들려오지만, 현장은 이미 생지옥으로 변했다.
 
외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진 피해가 심각했던 튀르키예 하타이주의 넓은 들판에는 시신들이 밀려들어 오면서 곳곳에 공동묘지가 생겨나고 있다.
 
제대로된 장례절차도 없이 자원봉사자들이 파 놓은 구덩이로 시신을 옮기면 불도저가 묻는 식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무연고의 무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서 한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이 소년은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연합뉴스1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서 한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이 소년은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연합뉴스
카라만마라슈 주민 알리 아쿠르트(57)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도시 전체가 죽음의 냄새로 덮여 있다"고 전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여러 겹의 절망감에 휩싸였다. 삶의 터전을 잃고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를 종이상자나 비밀봉지로 버티고 있다. 수도와 전기도 공급되지 않아 일상 생활이 전혀 불가능한 전쟁같은 참혹한 현실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시리아 알레포 지역을 방문한 뒤 "피난처, 음식, 물 등 생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시리아에서는 구호 물품이 반군 지역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유엔의 인도주의 담당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시리아 정부 지역에서 반군 지역으로 전달되기까지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승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HTS는 시리아 반군 내 최대 파벌이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후신이다.

구호품 도착이 늦어지면서 약탈과 방화 등이 빈번해져 이재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가 하면 현금 인출기를 통째로 뜯어가는 사건도 발생했다.
 
건물을 약탈하거나 생존자들을 갈취하려 한 혐의로 수십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현금과 휴대전화, 노트북, 보석, 총기 등을 압수했다.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11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11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당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약탈 용의자에 대한 법정 구금 기간을 기존 4일에서 7일로 늘리는 등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칙령도 서둘러 발표했다.
 
급기야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 집단끼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 온 구조대 2개 팀과 오스트리아 구조대가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튀르키예군이 개입하고 나서야 오스트리아 구조대는 작업을 재개했다.
 
독일 국제수색구조대(ISAR) 관계자는 "슬픔이 서서히 분노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식량과 식수가 부족하고 희망마저 줄어들면서 치안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약탈에 나선 주민들도 "상황이 절박해 살기 위해 약탈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용의자 중엔 식료품과 유아용품 등 필요한 물건을 훔치려 한 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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