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장외투쟁, 농성에 이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강경 투쟁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지만 여야 대치로 민생법안 처리는 상당한 진통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 추진 지도부 일임…이상민 장관 탄핵은 '보류'
민주당은 2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추진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이 장관 탄핵은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해 당장 결론 내지는 않았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보면 66% 이상이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나오는 등 국민적 공분이 상당하다"며 (이 장관 탄핵은) 의원총회에 안 계시거나 의견을 얘기하지 못한 분들까지 포함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도부가 김 여사 특검 필요성을 주장해온 만큼 본격적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TF 1차 공개회의 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관련 재판에서는 김건희라는 이름이 수백번이 추가됐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이 모르쇠로 일관하면 김건희 특검을 관철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오찬을 마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민정, 최강욱, 박찬대, 장경태 의원. 연합뉴스
여기에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를 중심으로 한 의원 30여명은 국회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에 맞서 강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며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오는 4일에는 서울 숭례문 인근 광장에서 첫 장외투쟁에도 나선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를 수사 중인 윤석열 정권 검찰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할 계획이다.
막 오른 2월 임시국회…난방비·안전운임제 등 '먹구름'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 산회 직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민주당이 강한 공세를 예고하면서 2일 열린 2월 임시국회도 정쟁으로 얼룩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13일과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표연설이 있다.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24일 열린다.
여야 대립으로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난방비 지원 법안의 경우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여야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여당은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한 난방비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추경에는 선을 긋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추경과 횡재세 도입 등을 통해 7조 2천억의 재정으로 중산층까지 난방비를 지원하자는 입장이다.
일몰법안에 대한 협의도 쉽지 않아 보인다. 화물차 안전운임제의 경우 민주당은 일몰을 연장하자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은 화주에 대한 처벌 규정을 없애는 표준운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추가연장근로제는 정부여당이 연장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막아선 상황이다.
여야 갈등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및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태세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에 나선다며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투쟁 일변도에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생국회하자고 1월 임시국회를 열어 놓고 2월 되도록 아무것도 안 하다가 이제는 그냥 의회를 나가버리겠다고 한다"며 "민생 파탄을 규탄만 하지 말고 민생법안 처리를 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