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포착했는데, 수방사도 공군도 몰랐다…한심한 지휘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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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서울을 휘젓고 북한으로 유유히 돌아간 사건 당시 육군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공군과도 제각기 '따로 놀기'를 했던 한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 전투준비태세검열실은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북한 소형무인기 도발 대응 관련 검열 결과'를 국방위원들에게 사전 설명했다.

앞서 사건 당시 무인기는 오전 10시 19분 육군 1군단의 국지방공레이더에 처음 포착됐다. 이 사실은 군단을 거쳐 지상작전사령부, 합동참모본부까지 보고됐다. 이러는 사이 10시 50분쯤 무인기는 P73 비행금지구역의 외곽 끝을 침범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던 수방사 1방공여단은 오전 10시 50분쯤 정체불명의 항적을 레이더로 식별했고, 자체 탐지장비 기록을 크로스체크한 결과 이를 무인기 침범으로 결론내려 11시 27분 자체적으로 무인기 대응 작전에 들어갔다. 수방사는 이를 합참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합참과 지작사, 1군단이 이미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군의 방공작전은 저고도가 육군, 중·고고도가 공군으로 나눠져 있다. 전비검열실이 국방위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육군 1군단은 오전 11시 이전 국지방공레이더에서 이상한 항적이 포착됐다는 사실을 전화로 공군작전사령부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고속상황전파체계나 방공고속지령대 등 지휘통제 시스템은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공작사 중앙방공통제소(MCRC) 레이더에서는 정작 문제의 무인기가 포착되지 않았고, 이를 식별하느라 시간을 소모했다. MCRC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고 식별된 뒤인 오후 12시쯤 무인기 대비태세 '두루미'가 발령됐는데, 이유는 공작사령관이 두루미 발령권자였기 때문에 공군의 별도 판단 없이는 두루미를 발령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합참은 이에 대해 "육군 레이더와 달리 공군 레이더는 민항기나 경비행기 이상급 항공기를 탐지하는 위주로, 규모가 다르다. 실시간 공유체계가 아니었다"는 한심한 답변을 했다고 한다.

합동성이 부족한 우리 군에서 각 군종간 정보공유 등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는 지난 수십 년 전부터 지적돼 왔다. 여기에 더해 아예 같은 육군 현행작전부대 사이에서도 공유가 되지 않았다. 그런 '따로 놀기' 문제가 실제 작전 중에 벌어지는 황당한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합참은 이에 대해 자신들이 통제하는 실질적인 방공 훈련의 부족을 문제로 들었다. 매번 '실전적인 훈련'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무인기보다 더 큰 500MD 디펜더 헬기를 띄워 놓고 훈련을 했기 때문에 소형 무인기와 비슷한 형태로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그러한 소형 무인기를 탐지한 것은 성과라고 본다면서도, "9.19 군사합의로 인해 강원도 고성 마차진사격장 등에서 훈련을 할 기회가 제한됐다는 것은 사실"이라는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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