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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은 내치고, 대통령실은 남기고, 지도부는 '자기 몫'…논란의 조강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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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사고 당협위원장 자리를 메우기 위해 조직위원장 인선을 단행했는데, 비윤계 '솎아내기', 대통령실·내각 인사 배려를 위한 보류, 지도부 인사의 '셀프 임명' 논란까지 불거지며 잡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직위원장에 임명되면 지역 조직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되고, 차기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는데, 이번 조직위원장 인선에는 총선 경쟁력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6.1 지방선거 출마, 공직임용 등으로 사퇴한 당협위원장 자리를 메우기 위한 국민의힘 조직위원장 인선을 두고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비윤계 인사를 배제하는 '솎아내기' 논란은 물론, 공모에 도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은 모두 살아남으며 '셀프 임명'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자리를 아예 비워두는 보류결정이 내려졌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29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제출한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조강특위는 사고당협 68곳을 채우기 위해 조직위원장 공모를 받고, 이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왔는데, 42곳만 조직위원장을 임명하고, 나머지 26곳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 결정을 내렸다.

조강특위가 공개한 경합지역의 심사 기준은 2024년 총선 경쟁력, 당에 대한 기여도,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의 이해도, 지역 기반, 당원 배가 실천 및 향후 계획 등이다. 조직위원장에 오르면 사고 당협의 당협위원장 권한대행이 되고, 당협 운영위 의결을 거쳐 정식 당협위원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차기 총선 지역구 공천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이날 인선 중 가장 큰 논란은 비윤계로 꼽히는 초선 비례대표 의원인 허은아 의원과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의원이 도전한 서울 동대문을에서 나왔다. 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조강특위에서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당시 최고위원회의의 최종 의결은 받지 못했다. 이번에 비대위 체제에서 새로 꾸려진 조강특위는 재공모 결정을 내렸는데, 결국 김경진 전 의원이 낙점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왼쪽)과 김석기 사무총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왼쪽)과 김석기 사무총장. 윤창원 기자
조강특위위원장을 맡은 김석기 사무총장은 관련 결정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지역구 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구를 관리한 경험이 있고, 당원을 어떻게 배가할 것인지,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조강특위 위원들에게 설명해줬다"며 "인지도 부분에서 김 전 의원이 더 인지도가 있다. 학교도 고려대를 나오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 인선은 조강특위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한다. 비윤계 속아내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다음 총선에서 누가 더 상대적으로 강하냐(를 고려했다)"고 일축했다.

직전 지도부에서 내정됐음에도 정반대 결정을 받게 된 허은아 의원은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후 바로 장안동으로 집을 옮기고, '동대문을'에서 사실상 당협위원장 역할을 하며 당원과 주민들을 8개월간 만나며, 최고위 의결만 기다려왔다"며 "친윤이고 검사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러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당내 한 관계자도 "과거 결정대로 진행했어도 대세에 큰 지장이 있었을지 모르겠다"며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진행됐던 일은 그냥 뒤집는 것처럼 비춰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무려 26곳에 대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도 논란이다. 보류의 표면적인 이유는 공모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대통령실 및 내각에서 총선에 나올 인사들을 배려하기 위해 자리를 비워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게 서울 마포갑이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선되고 21대에서는 낙선한 곳인데, 강 수석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곳이다. 이 지역은 현역 비례 의원인 최승재 의원이 공모를 신청했지만 조직위원장 임명이 보류됐다. 이외에도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의원을 지냈던 부산 북강서갑, 윤 대통령을 도왔던 함진규 전 의원의 지역구 시흥갑도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위한 '배려'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표면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이번에 보류 판정을 받은 인사들은 추후에도 같은 지역에 다시 도전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뜻을 뒷받침할 인사들의 자리가 내정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보류가 아니라 탈락"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실 인사가 나오기로 한 지역에 도전한다는 분이 있어서 '어차피 안될 것'이라고 처음부터 알려줬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유흥수 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유흥수 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이 와중에 현 지도부를 구성하는 비대위원 중 조직위원장 공모에 도전한 이들은 모두 성과를 냈다.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서울 강동갑에, 김종혁 비대위원은 경기 고양병에 배치됐다. 비대위는 조강특위가 결정한 내용을 심의·의결하는 기능을 갖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셀프 의결'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종혁 비대위원은 "조강특위가 그동안에 저희한테 보고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만약 비대위원들은 신청할 수 없다고 했다면 저는 비대위원을 안 했을 것이다. 당시 비대위는 법원 판결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몇 주밖에 못한다는 분위기가 있지 않았느냐"라고 해명했다. 비대위에 합류했을 때는 조강특위를 실시할 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고, 조강특위가 꾸려진 이후에도 별도의 교류나 청탁을 한 일이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연히 공정하냐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고 모양새도 좋지 않아 보인다"며 "실제 총선 공천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일단 감투를 쓰면 혜택을 받는다는 인상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강동갑에서 전주혜 의원에게 밀린 윤희석 전 대변인은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법조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지낸 김진모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충북 청주 서원, 심재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최기식 전 대구지검 1차장은 의왕·과천에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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