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경진 의원.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비윤계로 평가되는 인물들을 조직위원장에서 배제하고, 대통령실 참모가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위원장 임명을 보류하자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거냐"며 당내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때 다들 쉽지 않다고 했던 동대문구청장 선거에서 구청장 후보, 기초·광역 의원 후보자들과 동대문 곳곳을 함께 누비며 호흡을 맞춰 12년 만의 승리"를 했고 "지방선거 후 바로 장안동으로 집을 옮기고, '동대문을'에서 사실상 당협위원장 역할을 하며 당원과 주민들을 8개월간 만나며, 최고위 의결만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친윤이고 검사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러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며 "인지도와 경쟁력, 동대문 구민과 동대문 당원이 아니라, 친윤만 아는 인지도와 경쟁력인 것 같다"고 일갈했다.
앞서 허 의원은 이준석 대표 시절 서울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 내정됐지만, 비대위 전환 이후 재공모 결정이 내려지며 다시 면접 심사 과정을 거쳤다. 허 의원의 비판은 재공모 결정 뒤 검사 출신이자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일했던 김경진 전 의원이 조직위원장으로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허 의원은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겁니까?"라며 "지금 비대위와 당의 방향타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고 '솎아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번 조강특위 결과를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 박종민 기자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상적인 당대표가 내정한 자리를 박수로 내정된 비대위원장이 갈아치운 것"이라고 허 의원을 엄호하면서, 동시에 서울 마포갑을 비워둔 조강특위 결론을 두고 "결국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오직 친윤 호소뿐인 친윤 원툴(한가지 도구)들에 비해 허은아의 잘못은 권력에 아양 떨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전국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앞서 비대위가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라 현수막도 제대로 걸 수 없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상적인 당협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조강특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마포갑은 현수막을 내걸지 않아도 괜찮은가"라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갑은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18대 의원을 지냈고, 직전 총선에도 출마했던 곳이다.
서울 강동갑에서 현직 비례대표 의원이자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에게 밀린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며 "오로지 강동구민만 믿고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조강특위가 비윤계 솎아내기라는 지적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솎아내기' 지적에 대해 "말이 안된다"며 "우리가 면접을 통해 두분을 비교했는데 김경진 전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었기에 지역구 관리 경험이 있다. 당원을 어떻게 배가할지, 조직관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김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경합 지역 후보의 선정 기준은 총선에서의 경쟁력, 당에 대한 기여도, 윤석열 정부 국정기조에 대한 이해도, 지역기반, 당원배가실정 및 향후 운영 계획 등이었다고 한다. 김 총장은 "두분 다 좋은 분인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김 전 의원이 더 있는 것 같아서 만장일치로 위원들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는 조강특위 대상지역 68곳 중, 42곳을 의결하고, 26곳을 보류로 남겼다. 미선임 지역은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 검토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용산의 (강승규) 수석 문제가 아니라, 나중에 총선 때 그 지역에 가장 적합한 강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어디서 오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으로 충원하는 것이 우리 목표인 총선 승리에 도움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