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도로 모습. 눈폭풍 속에 운전을 하다가 고립돼 사망한 사람들이 속출했다. 트위터 캡처미국 전역을 뒤덮은 역대급 겨울 폭풍으로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눈보라 속에서 두절된 도로에서 고립됐다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CNN 등 미국언론에 따르면 크라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오전까지 뉴욕주 이리 카운티에서만 겨울 폭풍으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 많게는 43피트(110cm)가 넘는 눈이 내렸다.
이 때문에 이틀 전부터 시 당국은 차량 운행을 금지했지만 500명의 운전자가 23일부터 500명의 운전자가 차량에 발이 묶였다. 일부 운전자들은 48 시간 넘게 차량 안에 갇혔다고 한다.
차량 속에서 고립된 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주 방위군까지 투입됐지만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7명 가운데 일부는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일부는 차량 밖 거리의 눈 더미에서 발견됐다.
이리 카운티측은 "역사상 최악의 겨울 폭풍"이라며 거센 눈보라로 인해 구급차가 환자를 싣고 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3시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폭풍은 미국 동부의 2/3를 뒤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18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는데 이날 오전까지도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메인 등 미 전역에서 27만 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동부 절반에 해당하는 13개 주 전력회사들은 전날 오전부터 이날까지 전기를 절약하고 실내 온도를 평소보다 낮게 유지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미국 많은 곳에서 전기 없이 영하의 추위 속에 밤을 지샌 시민들도 많았다.
CNN은 이번 겨울 폭풍으로 이날 오후까지 2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오하이오에서는 폭설로 50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미주리와 캔자스, 켄터키 등에서도 날씨와 관련된 교통사고로 7명이 사망했고, 콜로라도에서는 영하의 추위 속에 노숙자 등 2명이 숨졌다.
미시시피주 잭슨에서는 계속된 한파로 곳곳에서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얼음왕국'으로 변한 미국 오대호 연안의 모습. 트위터 캡처미국 국립기상청은 한파 경보가 발령된 지역 거주자들만 55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애틀랜타와 플로리다, 필라델피아 일부지역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크리스마스이브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뉴욕도 1906년 이후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가 됐고 워싱턴 DC도 1989년 이후 두 번째로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냈다.
항공기 결항 사태도 잇따랐다.
항공 정보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4일 2360편 이상의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이 취소됐다.
국립기상청은 이번 크리스마스 한파의 주요 원인이 중서부에서 형성된 폭탄 사이클론(Bombogenesis,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이라고 설명했다.
이 것이 동쪽으로 진행하면서 동부와 남부까지 강풍을 동반한 폭설을 뿌렸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북극권 한기를 감싸던 '북극 소용돌이(Polar-vortex)'가 약해지면서 북미 대륙 중위도 쪽까지 내려와 역대급 한파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