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이 어려운 교인에게 일정 기간 동안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희년 기금이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앵커]
강력 한파가 이어지면서 한국교회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 나눔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같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나눔은 생각보다 그리 활발하지 않은데요, 교회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희년 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교회의 이웃을 향한 사랑 나눔은 활발합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돌봄 사각지대를 돌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교회 안 나눔은 생각보다 그리 활발하지 않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지만 내 옆에 있는 교인의 어려운 사정을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재광 센터장 / 희년함께
"교회 차원에서는 좋은 뜻에서 어려운 형편이시니까 도우려고 했는데, 도움 받았던 분이 스스로 부담을 느끼셔서 교회를 떠나시는 경우도 있고…"
특히 경제적인 부분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 부유함을 하나님이 주신 축복으로 여기는 정서가 강하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을 교회 안에서 말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김혜령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호크마교양대학
"농촌 사회에서는 (도움을 받는 일이)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었거든요. 지역 단위 안에서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실 경제적 독립을 못하고 의존한다는 것 자체가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나 존엄성을 스스로 열등감을 가지게 하는…"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교회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희년 기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희년 기금이란 교회 공동체가 급전이 필요한 교인들에게 일정 기간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제도입니다. 희년 기금을 운영하는 교회들은 기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대출 규모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희년 기금에 관심을 갖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성공적으로 기금을 운용하려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성을 갖춰야 하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보안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교회 안 나눔을 시작했다 중간에 포기한 교회도 많습니다.
김혜령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호크마교양대학
"(교회 구성원 모두가) 굉장히 이 기금의 복음적 가치에 대한 현실적 운용 방식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가치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회 해서 되는 건 아니고요, 아주 꾸준히 기금에 대한 의의를 알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깊은 관계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개인의 흠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재광 센터장 / 희년함께
"관계를 깊이 맺는다면 그 교우의 재정 문제까지 재정적인 고민까지 잘 듣고 나누고 어떻게든 같이 풀어보려고 하는 노력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교회 밖에 있는 소외 이웃을 돕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만, 내 옆에 있는 교회 안 지체를 돌볼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최내호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