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4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뚜렷한 지지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지지율 상승에 따라 내년 전당대회에서의 영향력도 커지면서 당정 관계의 주도권 싸움도 본격화하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지난 12~16일)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41.1%(매우 잘함 27.6%, 잘하는 편 13.5%)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보다 2.7%p 오른 수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56.8%(잘 못하는 편 7.1%, 매우 잘 못함 49.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2%p 하락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40%를 넘어선 것은 6월 5주 차 때 44.4%를 기록한 이후 5개월여(24주) 만이다. 지난 7월 1주 차 조사에서 처음 37%를 기록해 30%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3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있다가 11월 3주 차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갤럽 정기여론조사에서 지난 16일 발표한 '12월 3주'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6%로 조사됐다. 11월 3주 조사에서 29%를 기록한 뒤 4주째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고무되는 분위기다. 출범 직후부터 지지율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내부 고강도 감찰과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등 그간 속앓이를 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지지율 하락세에 빠져 하루종일 일하는 참모들도 실망스러웠던 측면이 있다"며 "그간 묵묵히 일해온 진정성이 점차 알려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책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르는 지지율을 기반으로 3대 개혁 과제와 국정과제 이행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덕수 총리와 주례회동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19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의 후속 조치를 당부하면서 "내각이 합심해 연말 연초 경제 리스크 관리 및 취약계층 보호, 대형화재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오는 21일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다. 내년도 거시경제 전망과 핵심 경제 정책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그리고 기재부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총 18개 부처와 4개 처(보훈처, 인사혁신처, 법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4개 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윤 대통령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게 될 당 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윤심(尹心)이 벌써부터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당 대표 선출 규정과 관련해 현행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당은 이념과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모인 집합체이고, 이념과 철학, 목표가 같은 당원들이 당 대표를 뽑는 것"이라며 "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원칙을 부정하거나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정도 사실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윤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높기 때문에 당원 투표 비율이 높을 수록 '친윤'(親尹) 주자들이 더욱 힘을 얻기 때문이다. 반면에 '비윤'(非尹)계 주자들은 당권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룰 개정에 반발하는 유승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조선일보 사설을 올렸고, 윤상현 의원도 SNS에서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며 "아직 상임 전국위와 전국위 절차가 남아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